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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낙마한 이승훈 전 충북 청주시장이 10일 시장실을 나서며 직원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며 3년여의 시정활동을 마무리 했다.
전날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시장 직을 잃은 이 전 시장은 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초대 통합청주시장으로서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해 왔는데 개인적인 일로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음 시장이 당선될 때까지 이범석 부시장을 비롯한 전체 공무원들이 시정을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 그동안 잘 따라줘서 고마웠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재임 기간 중의 성과에 대해서는 “민선 6기 동안 해야 할 일들을 충분히 했다고 본다. 투자유치와 국립미술관,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 등 목표한 일들을 거의 이뤘다. 어려운 고비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최선을 다했다”고 답했다.
반면 아쉬웠던 점은 “청주시 CI 문제와 제2매립장 문제 등 갈등이 발생했던 부분이 아쉽다”며 “이들 사업은 시민을 위한 사업인데 정쟁으로 비화돼 많은 갈등이 야기됐다. 그래서 기초자치단체에서의 정당공천제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시정은 시민의 이익을 보고 가야하는데 정당 간의 파워게임으로 비화되면 안 된다”며 “그동안 이시종 도지사와 정당은 다르지만 시민을 위한 시정에는 언제나 힘을 모았다”고 피력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부인 천혜숙 여사의 출마설에 대해서는 “아내는 이승훈의 부인으로서 보다 개인 천혜숙으로 더 능력있는 사람”이라며 “주변에서 많은 얘기가 나오는데 아직은 고민하는 단계”라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정말 오랜만에 아내와 아침을 함께 먹고 커피를 마셨다. 그동안 너무 일만 해오면서 가정과 건강을 챙기지 못했다”며 “이젠 정치는 못할 것 같고 천천히 쉬면서 생각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2년여 동안 진행돼온 재판 결과를 받아들여서인지 이 전 시장의 표정은 생각보다 담담하고 밝아 보였다. 이임식도 생략하고 시청을 떠나는 이 전 시장에 대한 평가는 시민들의 몫이 됐다.
한편 이 전 시장은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선관위 회계보고 과정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으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746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했다가 대법원의 원심확정으로 시장 직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