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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물난리 속에서 프랑스행 비행기를 탔다가 전국적인 공분의 주인공이 됐던 충북도의회 김학철(한국당 충주1)·박한범(한국당 옥천1) 의원이 돌아와 “도민에 상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이들은 현지 시각 21일 오후 1시40분 프랑스 파리발 타이항공 TG931편에 탑승해 이날 태국 방콕에서 타이항공 TG628편으로 갈아타고 22일 오후 8시10분쯤 인천공항에 입국했으며 23일 오전 12시 3분에 충북도청 기자회견장에 도착했다.
충북도청 대회의장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이들은 “이번 수해로 말로는 다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눈물로 견디고 계신 수재민 여러분들께 저희들의 과오를 다시 한 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드린데 대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김학철 의원은 “함께 했던 의원들 위원장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희생됐다. 모든 비난과 당의 징계에 대해 온전히 받겠다”고 말했다.
늦게 들어온 이유에 대해서는 “위원장으로서 먼저 들어올 수 없어 두 분 의원 먼저 들어가고 나머지 일행과 같이 비행기표를 구해 귀국하느라 늦었다”며 “두 분이 먼저 돌아가겠다고 한 것은 맞고 여야 1명씩 먼저 들어가기로 얘기 했다”고 설명했다.
외유성 출국 비난에 대해서는 강경했다 김 의원은 “이번 연수는 10개월 전부터 계획됐고 두 번 미뤄졌다. 행정문화위원회의 일정으로 늦추기 어려웠다. 수해 상황 인식 못한 저의 어리석음 때문에 이번일이 벌어졌다”고 답했다.
레밍 발언에 대해서는 처음 언론에 기사화된 기자를 호명하며 “인터뷰가 아닌 상태에서 외유성 보도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얘기하던 중에 사회 현상을 설명하다가 나온 얘기다. 절대 국민들을 빗대거나 비하하기 위한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며 “정말 죄송하고 거기에 대한 비난 받아드리겠다”고 해명했다.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는 “생각해 둔 바가 있다”며 “현행법상 어려운 특별재난지역 선정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으나 주민 몇몇이 회견장에서 큰 소리로 욕설을 퍼부으며 소란을 피워 제대로 회견이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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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보다 2일 먼저 귀국한 최병윤(민주당 음성1), 박봉순(한국당 청주8) 의원은 지난 20일 오후 5시 30분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충북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비난과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내일부터 수해 복구 현장으로 달려가 분골쇄신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이들은 충북지역 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뒤로한 채 ‘관광테마 발굴’을 명목으로 프랑스 등지로 출국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던 도민들 사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었으며 시민사회단체는 잇따라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급기야 충북도의회는 지난 19일 ‘조기 귀국’ 조치를 내렸으며 20일에는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가 “똥물 테러를 하겠다”고 도의회에 전화를 걸어온 후 도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의 소속 정당들도 중징계 조치를 내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20일 중앙당 당무감사위원회를 열고 김학철·박봉순·박한범 의원에 대해 ‘제명’ 권고를 의결했으며 21일 중앙당 윤리위원회는 제명을 결정했다. 최종 결정은 오는 24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최병윤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했으며 오는 25일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 16일 충북 청주지역에는 290.2mm의 물 폭탄이 쏟아져 지난 21일 기준 7명이 사망하고 주택과, 도로, 하천 등이 423억 원의 침수 피해를 입었으며 복구비용은 1285억 원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