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우려 외면한 강행 처리…민심 역풍 불가피""지방자치 후퇴 논란 속 밀어붙이기…책임은 누가 지나”
  • ▲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12일 오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12일 오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통합의 당사자인 충남도와 대전시 수장이 연일 '졸속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있음에도,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법안이 밀어붙여지는 모습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행정통합을 "국가 대개조 차원의 백년대계"라고 규정하면서도, 절차적 정당성과 내용적 완성도를 갖추지 못한 통합은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치적 이해득실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 경쟁력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이장우 대전시장 역시 해당 특별법이 자치권과 재정분권의 실질적 보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충분한 논의와 숙의 과정 없이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통합은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행정·재정·권한 구조 전반의 재설계를 동반하는 중대 사안이라는 점에서, 단기간 내 입법 완료를 목표로 한 추진 방식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간 충분한 협의와 지역 의견 수렴이 미흡한 상태에서 법안이 소위를 통과한 것은 유감스럽다. 

    특히 이해당사자인 지방정부와의 긴밀한 조율 없이 입법이 앞서가는 형국은, 향후 통합 과정에서 더 큰 혼란과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 ▲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12일 시청 브리핑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뒤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대전시
    ▲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12일 시청 브리핑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뒤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대전시
    행정통합은 단순한 선거 일정이나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다. 통합 이후 최소 수년간 조직·재정·인사·청사 위치 등 민감한 현안이 줄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준비되지 않은 통합은 행정 공백과 지역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과 도민에게 전가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통합의 필요성과 비전, 권한 이양 수준, 재정 특례, 주민 참여 절차 등을 법안에 명확히 담아내지 못한다면, 설령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정당성과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지역의 양대 단체장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하는 상황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행정통합이 진정 지역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면, 그 출발점은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 형성이어야 한다. 

    이를 외면한 채 강행 처리로 일관한다면, 그 후폭풍은 결국 입법을 주도한 정치권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될 것이다.

    백년대계를 좌우할 중대한 결정을 '속도전'으로 처리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의 자세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입법 절차를 잠시 멈추고, 지역사회와 머리를 맞대는 것이 순리다. 

    통합은 강행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공감과 합의 위에서만 지속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