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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의 환경피해를 둘러싸고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충남 당진과 경기도 포천 등지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계획 등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충남 당진시와 경기 안산시, 강원 속초시, 전남 여수시 등 26개 지방정부로 구성된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지방정부협의회)가 12일 정부에 석탄화력발전소 증설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지방정부협의회는 23개 지자체가 참가한 가운데 12, 13일 이틀간 ‘에너지정책의 전환과 지방정부의 도전’을 주제로 당진시 목민관클럽에서 포럼을 열고 국가에너지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이번 포럼은 당진시 석문면에 위치한 석탄화력발전소와 인근 송전탑을 둘러보는 정책현장을 방문한 뒤, 당진시 종합복지타운 대강당에서 워크숍과 운영위원회를 이어갔다.
운영위원회에서 채택한 결의문에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계획 철회 등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전면 중단 △현재 가동 중인 화력발전소에 대한 대기오염물질의 획기적 감축과 노후 화력발전소에 대한 조기(30년 이상→25년으로 단축) 폐지 △사람·환경 중심의 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통한 청정 및 신재생 에너지 비중 확대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에너지 활용 발전소 신설 요구도 요구하며 태양광·풍력·LNG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발전소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도 함께 담고 있다.
현재 발전방식별 발전전력량 비율은 석탄화력 34.1%, 원자력 28.8%, 가스화력 21.5% 등이다.
정부는 2015년 7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5~2029년)’을 수립하면서 오는 2029년까지 당진에코파워(116만㎾) 등 석탄화력발전소 20기를 추가 건립하기로 한 바 있다. 정부는 전력수급 안정을 위한 전력수급계획을 2년마다 수립하고 있다.
지방정부협의회 관계자는 “정부가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 중 하나인 석탄화력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문제는 인정하면서도 20기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설립을 강행하는 것은 전형적인 엇박자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선진국들이 대기오염 문제 등을 고려해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의 에너지정책도 사람·환경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포천에서도 지역 주민들이 “청정지역 포천에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한다”며 포천석탄화력발전소저지운동본부를 차리고 영하의 날씨속에서 장자산업단지 내 GS 열병합발전소 건설현장 앞에서 일주일째 상복차림으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한 시민은 “상복을 입는 이유는 청정포천에서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함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을 다 죽이는 행위로 우리 스스로가 미리 장례를 치른다는 의미”라며 “석탄화력발전소는 포천시민을 상대로 한 사기행각으로, LNG가 아닌 석탄을 원료로 하는 것은 주민공청회도 없이 추진된 사기”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LNG도 아니고 석탄화력발전소가 들어온다는 것에 어이가 없고 분통스럽다”며 “준공되더라도 LNG로 가동할 때까지 시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12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도 중부발전 신보령1호기와 한수원 한울5호기 등 원전과 석탄발전소의 건설과 운영 문제가 도마위에 올라 올해 전력·에너지 업계의 험난한 행보를 예고 했다.
감사원 감사 안건으로 청구된 신보령1호기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000MW급 초초임계압(USC) 화력발전 기술개발사업의 관리 소홀과 관련, R&D 자금집행을 문제 삼았다.
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구랍 18일 발생한 한울5호기 냉각수 유출과 관련, 한수원의 사고 은폐의혹 등 원전 안전에 관해 질타했고, 이에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사고가 난데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도 “정부가 태양광 농가 발전소 1만호 보급사업을 시행키로 한 것은 잘했지만 그래봤자 신재생 발전비중은 고작 0.2% 올라간다”며 “최소 10만호는 해야 2020년까지 2%정도를 올릴 수 있어 8차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할 때는 그 내용들을 구체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동남아시아 및 한국, 일본, 대만 등에 계획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취소할 경우 연간 5만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공개돼 주목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하버드대학이 13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담겨진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신 모델링 기법을 통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 및 한국, 일본, 대만에서 추진 중인 새로 건립 계획중인 석탄화력발전소의 환경영향 및 건강 피해를 산출했다.
현재 해당 지역 국가들에서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가 배출하는 오염 물질로 인해 아시아 전역에서 매년 2만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2011년 기준).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모두 완공되는 2030년이면 오염물질 배출량이 3배가 늘고, 매년 7만명이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그린피스는 해외 석탄사업에 대규모로 투자해 온 한국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2007~2015년 석탄 관련 해외사업에 70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했고, 앞으로 약 20억달러를 추가로 조달할 계획으로 이는 G20 국가 중 3번째로 큰 규모라며 비난했다.
앞서 11일 고성그린파워는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고성하이화력발전사업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약정식’을 가졌다.
정부가 민자로 건설되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정산조정계수 산정방식과 투자보수율 수준을 아직 확정하지 않은 가운데 답보 상태에 있던 4조3400억원 규모 신규 석탄화력 발전사업이 금융사들과의 자금조달 계약을 완료하고 연내 첫 삽을 뜬다.
이번 약정을 통해 고성그린파워는 국내 PF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금을 20여개 금융기관의 신디케이티드 대출을 통해 조달하게 됐다.
6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된 고성하이화력은 경남 고성군 하이면 55만㎡ 부지에 2021년까지 1000MW급 석탄화력 2기를 건설하는 민자 발전사업이다.
이로써 전력계획 반영 석탄화력 중 아직 금융조달을 확정하지 않은 사업은 강릉에코파워(2GW), 포스파워(2GW), 당진에코파워(1.1GW) 등 3곳만 남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