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발전 방식은 세계 정치의 실험실이 될 수 있다”… 속도‧공동체의 균형 제시DMZ·NLL 통해 본 해외의 한국 인식… “분단 서사, 강력한 국가 브랜드 자산”미국서 첫 ‘한국 메인홀 뮤지엄’ 건립… “‘The Bank Project’, 문화·관광·경제 재설계할 플랫폼”백인 중심 지역구에 도전한 한국계… “누군가 처음 길을 내야 한다”
  • ▲ 미국 변호사인 장준환 갤러리 장 대표.ⓒ갤러리 장
    ▲ 미국 변호사인 장준환 갤러리 장 대표.ⓒ갤러리 장
    미국 주류 정치권에 ‘한국식 발전 모델’을 실험적으로 제시하는 정치인이 등장했다. 

    한국의 ‘속도전’과 공동체 가치의 조화에서 출발한 새로운 정치 개념, 이른바 ‘K-리더십(K-Leadership)’을 기치로 뉴욕주 하원(Assembly District 100)에 출마를 준비 중인 장준환 변호사(45)다. 

    그는 2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발전 방식은 더 이상 한국 안에서만 논의될 개념이 아니라 세계 지역 정치에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라며 “이민·차별 중심 의제에 머물던 한인 정치의 한계를 넘고 주류 의제의 중심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의 발언은 단순한 정치 구호를 넘어, 한국과 미국 양쪽의 지역 정책 변화를 동시에 겨냥한 실질적인 ‘정치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속도와 공동체의 균형… 한국 발전 방식의 핵심”

    장준환 변호사는 한국의 경제발전과 지방 정책 변화에서 나타나는 공통 패턴을 ‘속도’와 ‘공동체’라는 두 축으로 해석했다.

    그는 “한국은 역사적으로 경제·정책결정 속도가 매우 빠른 나라”라며 “그러나 단순한 속도전이 아니라, 동시에 공동체 전체의 이익과 균형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파른 도시 성장, 농촌 재편, 산업 전환 등 고속의 국가 변화를 겪으면서도 공동체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한국의 시스템은 이미 독특한 정치 모델로 성숙했다”고 평가했다.

    장 변호사는 이를 ‘K-리더십’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했다.

    “K-POP, K-FOOD가 세계를 사로잡은 것처럼, ‘K-리더십’도 해외에서 실질적으로 인정받는 순간 비로소 의미가 있다”며 “한국 정치의 경험이 미국 지역 정치에 접목된다면 매우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방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은 이미 시스템이 고도화돼 있지만, 지방은 다릅니다. 속도를 늦추면 낙후되고, 너무 빠르면 공동체가 붕괴합니다. 이 균형점을 잡는 리더십이 바로 K-리더십의 핵심입니다.”

    그는 이를 미국 뉴욕주 100 지역구의 정책에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지역 개발, 관광, 상권 회복, 인프라 개선 등 지역의 핵심 문제들은 빠른 실행과 공동체 합의의 조화가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경험이 정확히 들어맞는 영역입니다.”
  • ▲ 미국 변호사이자 갤러리 장 대표인 장준환 변호사.ⓒ갤러리 장
    ▲ 미국 변호사이자 갤러리 장 대표인 장준환 변호사.ⓒ갤러리 장
    ◇ DMZ·NLL이 외국인 관광 1‧2위… “한국의 글로벌 이미지는 역사에서 출발한다”

    장 변호사는 한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인식이 지금도 ‘분단과 안보’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문화ICT관 센터장을 맡으며 외신의 보도 행태를 지속해서 관찰한 경험이 그의 분석의 기반이 됐다.

    “외신 기자들이 한국을 소개하는 첫 장면은 대부분 DMZ, 재래시장, 분단을 상징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첨단 도시, 기술, K-문화도 있지만, 세계는 여전히 한국의 역사적 서사에서 출발합니다.”

    그는 최근 관광 자료를 인용하며 “외국인 관광 1위가 DMZ, 2위가 NLL”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한국인들은 경복궁이나 남대문시장을 떠올리지만, 외국인이 한국을 이해하는 출발점은 ‘왜 한국이 오늘의 한국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입니다. 그 질문의 답은 DMZ와 NLL에서 시작됩니다.”

    장 변호사는 이를 국가 브랜드 자산으로 해석했다. “전쟁과 분단을 딛고 일어선 유일한 국가라는 점은 한국만의 강력한 내러티브입니다. 분단 현장을 직접 체험한 외국인에게 한국의 성장과 혁신을 연결해 설명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강력한 국가 가치로 이어집니다.”

    그는 이 ‘분단 서사’를 지역경제·문화관광 정책과 연결하는 것은 미국 정치에서도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토리 기반 관광, 안전·안보·역사 콘텐츠, 경제 브랜딩은 세계 정치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입니다. 이 점을 미국에서 새롭게 활용해 보고자 합니다.”

    ◇ 한국 문화 전용 ‘The Bank Project’… “미국 한가운데에 한국의 메인홀을 만들겠다”

    정치와 별개로, 장 변호사는 미국에서 한국 문화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도 힘을 쏟아왔다. 

    2028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 ‘The Bank Project’는 한국의 미술·패션·전통·공예·음악 등 전 범위의 문화콘텐츠를 전시할 수 있는 미국 최초의 ‘한국 메인홀’ 프로젝트다.

    그는 뉴욕 인근의 옛 체이스은행 건물을 매입해 △Art & Culture Museum △Cultural Marketplace △Luxury Residence로 구성된 복합 문화·관광 거점으로 개발하고 있다.

    “한국 전시는 늘 계단 옆, 복도, 구석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메인홀’은 늘 서구 작가의 차지였습니다. 이 구조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장 변호사는 “매년 최소 두 차례 한국 작가 대형 전시를 정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겠다”며 “한국 예술이 미국에서 중심에 서도록 ‘플랫폼’을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뉴욕·뉴저지·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 등 총 4개의 갤러리를 운영하며 한국 작가 발굴과 글로벌 전시 체계를 지속해서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 활동은 정치적 비전과 결합하며 지역경제를 설계하는 기반으로 이어지고 있다.
  • ▲ 미국 변호사인 장준환 갤러리 장 대표가 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 갤러리 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데일리
    ▲ 미국 변호사인 장준환 갤러리 장 대표가 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 갤러리 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데일리
    ◇ 한인타운 정치의 한계 넘기… “주류 의제를 말하는 첫 세대가 필요하다”

    장 변호사는 미국 내 한인 정치의 과제가 “의제 확장”에 있다고 진단한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이민·차별’만 이야기해 왔습니다. 중요한 주제지만, 정치의 전부는 아닙니다. 미국 정치의 핵심은 교통, 개발, 예산, 관광, 산업, 도시계획, 거버넌스입니다.”

    그가 도전하는 ‘뉴욕주 100 지역구’는 미국 주류 정치의 상징적 지역 중 하나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마지막 유세를 한 곳입니다. 미국 전체의 선거 흐름을 가늠하는 지역입니다. 백인 비율이 매우 높은데 한국계가 출마하는 것 자체가 파격입니다.”

    주변에서는 “너무 앞서간 것 아니냐”, “한인타운부터 시작하라”는 조언도 많았다. 그러나 장 변호사는 이를 정면 돌파했다.

    “드라마 ‘다모’ 명대사처럼, 처음부터 길이 어디 있었겠습니까. 한 사람이 가면 길이 되고, 두 사람이 가면 큰 길이 됩니다. 저는 그 첫 길을 내고 싶습니다.”

    ◇ 실물 프로젝트·자산 구조·AI 연구까지… “정치는 말이 아니라 실행으로 증명해야”

    장 변호사는 단순한 정치 신인이 아니다. Private Wealth 전문 변호사로 15년간 미국의 자본 구조와 투자 시스템을 직접 다뤄 왔고, Gallery Chang 대표로서 한국·미국 문화 생태계를 구축했으며, 충북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겸임교수로서 AI·기술·문화경제를 연구하는 등 폭넓은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학력은 Boston University 정치학 학사, 범죄학 석사, Barry University J.D. American University LL. M.(U.S. Trade Policy)으로 연결되며, 정치·경제·법·무역·기술을 아우르는 국제적 시각을 구축했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만들어냈느냐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저는 지역경제를 실제 프로젝트로 설계해 왔습니다. 미국에서의 실험은 한국 지방 도시에도 새로운 대안이 될 것입니다.”

    장 변호사는 이번 도전을 “미국과 한국의 지역 정책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