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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7기 충북 11곳 기초자치단체의 슬로건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뉴데일리가 민선 7기 충북 도내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출범한 뒤 4년간 지자체의 방향타나 다름없는 슬로건을 확인해보니 지극히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지향점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청주시는 ‘함께 웃는 청주’가 시정 목표이자 슬로건이다. 청주시민이 함께 웃자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지향점이 없다. 즉 경제나 사회, 문화 등 큰 그림이 담겨 있지 않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왜, 무엇으로 인해, 어떻게 웃자는 것이냐는 등의 냉소적인 반응을 내놓는다.
개신동에 거주하는 A씨는 “함께 웃자는 말은 참 좋다. 그런데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냐”며 “무엇이 됐든 7기 4년 동안 추구하는 한 가지를 함축적으로 담았어야 시민을 이해 시키면서 동참을 설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민선7기 당시 슬로건이었던 ‘일등경제 으뜸청주’와 대비된다는 시각도 적잖다. 이 슬로건은 시정의 첫 번째 우선순위 방점이 ‘경제’에 찍혀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는 게 중론이다.
한범덕 시장의 대표공약은 안전이다. 하지만 ‘함께 웃는 청주’라는 슬로건에서 안전은 찾아 볼 수 없다. 굳이 의역하면 향후 안전청주, 경제청주, 문화청주 등을 이뤄 함께 웃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타 지자체도 일맥상통한 모호한 슬로건을 내놨다. 대체적으로 ‘희망’과 ‘함께’라는 단어가 많이 포함됐다.
충주시는 ‘모두함께 완성하는 희망의 미래’를, 보은군은 ‘함께하는 도전 발전하는 보은’을, 옥천은 ‘더 좋은 옥천’을 각각 슬로건으로 내놨다.
나란히 미래지향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어느 분야 등을 특화해 미래를 열겠다는 것은 표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른 슬로건은 △괴산군 모두가 행복한 희망괴산 △증평군 행복최고 안전최고 살기 좋은 증평 △음성군 대한민국의 중심 행복한 음성 △진천군 사람 중심의 친환경 미래조시 생거진천 △제천시 머물고 싶은 자연치유 도시 제천 △단양군 꿈과 희망이 있는 살기 좋은 단양 등이다.
청주시, 충주시 등과 맥을 같이하는 타깃이 불명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그나마 증평군의 ‘안전’과 제천시의 ‘자연치유 도시’ 등의 표현이 지향점의 실체를 타 시·군에 비해 좀 더 밝혀줬다는 평이다.
충북도는 이시종 지사가 6·13 지방선거 당시 거듭 천명한 1등경제 충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7기 도의 슬로건은 ‘함께하는 도민, 일등경제 충북’이다.
그러나 민선 5~6기에 내걸었던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의 경우 태양광과 바이오 등에 도력을 쏟겠다는 부연설명이 없으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시각이 적잖다.
용암동에 거주하는 B씨는 “하나마나한 공허한 슬로건을 왜 걸어 놓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함께, 희망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만 봐도 현실적이기 보다는 이상향에 가깝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촌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