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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충북지사 ‘공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이시종 지사와 오제세 의원이 정면충돌 일보직전이다.
4일 이 지사는 오 의원을 겨냥 “당원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오 의원은 “‘1등 경제 충북의 기적’이 어디서 일어나고 있느냐”며 ‘이시종호(號) 도정 심판론’을 이어갔다.
두 경선주자는 이날 충북도 기자실을 각각 찾아 간담회를 갖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이번 경선이 ‘아름다운 경선’으로 축제의 장을 만드는데 오 후보가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며 “그동안 오 후보의 언행은 도민과 민주당 당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후보는 더 이상 아름다운 경선과 거리가 먼 언행을 자제해 주길 바란다. 품위와 예의를 지키는 경선에 동참해달라”고 덧붙였다.
오 의원이 끊임없이 ‘도정 심판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 이를 과도한 언행으로 규정하고 브레이크를 건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자신이 지지율 등에서 앞서 있음을 우회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는 중앙당의 경선 결정에 대해 “중앙당이 조용하고 안전한 선거에서 역동적 경선을 선택해 선거 분위기를 띄우는 ‘흥행’을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이 지사가 여론조사에서 오 의원을 상대로 20% 이상 앞서 있지만 민주당 중앙당이 전날 선거 흥행을 위해 충북을 경선 권역으로 결정했다는 얘기다.
지난주에 중앙당은 여론조사에서 20% 이상 격차가 나거나 면접점수와 합산해 20% 이상 벌어지면 단수공천 권역으로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경선을 앞두고 ‘반격의 카드’를 뽑았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 지사가 격식을 갖춰 발언을 한 것으로 비춰지지만 오 의원을 정조준하고 언행, 품위, 예의 등의 단어를 쓴 것은 다분히 공격의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지사가 조용하게 공격의 한 수를 놓은 것 같다”며 “오 의원이 4선이고 나이가 70살에 가까운데 공개적으로 언행을 지적받아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오 의원 역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쥐었다.
그는 이 지사의 ‘1등 경제 충북의 기적론’에 대해 “허망한 일로 자화자찬이다. 어디에서 기적이 일어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오 의원은 근거로 2017년도 통계청 자료를 제시하며 “전국 가계당 평균소득이 5010만원이고 충북은 4240만원에 불과하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역점을 두고 있는 ‘전국대비 충북경제 4%’에 대해 “경제가 성장하면 소득 역시 고르게 분배된다는 70년대 경제성장론”이라고 혹평했다.
이 지사가 최대 치적으로 꼽는 40조원 투자유치와 충북 경제비중이 전국대비 3.54%를 기록한 것을 도내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평가하면서 방법론도 틀렸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읽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오 의원은 또 다시 무예마스터십이 “예산낭비일 뿐”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전날 무예마스터십 1회 대회 예산 80억원의 집행 내역과 2회 대회 예산 150억원 집행 계획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오 의원 측은 도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정책비판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의 관계자는 “기류를 보면 아름다운 경선이 될지 의문이다. 폭로가 안 나오면 다행일 것 같다”며 “경선이 다가올수록 날선 양측이 사생결단으로 치닫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 지사와 오 의원을 대상으로 오는 11~13일까지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한다. 권리당원 50%와 일반 유권자 안심번호 여론조사(2000명) 50%를 반영하고 현역의원 10% 감산룰도 적용해 공천자를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