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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교육계의 대표적인 보수 원로 인사로 불리는 이기용 전 교육감이 15일 청주시내 모처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교육계의 보수세력 결집 움직임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내년 6·13 동시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시작된 이 전 교육감의 행보는 재선이 확실 시되고 있는 김병우 현 교육감과 맞설 진영을 꾸리기 위한 움직임의 하나라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지난 선거에서 이 전 교육감이 후보직을 사퇴하며 보수진영 후보들이 난립한 가운데 마지막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아 김병우 교육감의 승리에 기여했다는 일각의 분석도 뒷받침하고 있다.
교육감 선거를 두고 ‘진보와 보수’ 등 정치적 시각 자체가 옳지 않지만 선거 때 만 되면 패가 갈리는 현실 속에서 교육계도 피할 수 없는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논리로 볼 때 김병우 교육감은 누가 뭐래도 진보 진영에 가깝다.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교육 정책의 최대 가치로 두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는 그는 지난 3년여의 임기 동안 경직된 충북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편인 보수진영의 시선은 따가울 수밖에 없으며 이 전 교육감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5일 이 전 교육감은 청주시내 모처에서 회고록 ‘교육여정’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참석한 인사로는 황신모 전 청주대 총장과 황영호 청주시의장, 이승훈 전 청주시장의 부인인 천혜숙 여사 외에 모두 이 전 교육감과 함께 근무했던 교육계 인물들이 주를 이뤘다.
이 전 교육감은 “오늘은 교육가족들과 갖는 순수한 송년회 자리”라며 “무슨 뜻을 기대하고 오신 분들은 아마 섭섭할 수도 있다”고 말해 장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내년 선거를 의식한 듯 초청 대상자도 현직은 배제했으며 일체의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전 교육감이 지역 교육계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으로 비춰볼 때 단순한 송년모임 하나로도 보수층의 결집을 위한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이날을 계기로 보수진영을 자처하는 이들이 반 김병우계를 형성해 나가는 신호탄이라는 여론도 흘러나온다.
한편 현직인 김병우 교육감을 제외하고 내년 교육감 선거 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지난 5일 황신모 전 청주대 총장과 지난 13일 심의보 충청대 교수 둘 뿐이다.
또한 자천타천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은 윤건영 청주교대 총장, 김응권 우석대 총장, 김영호 한국교통대 총장, 한상윤 전 제천교육장, 손영철 전 충북교육과학연구원장 등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지역의 한 교육계 인사는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하마평에 오르는 많은 인물들이 더 나올 전망”이라며 “교육감은 정치적 성향을 배제한 충북교육 만을 위한 인물이 선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