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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김병우 교육감의 소통·혁신 관련 예산 27억여원을 삭감·조정하며 행정사무감사에서 비롯된 앙금이 예산 편성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여론이다.
교육위는 5일 제360회 정례회 4차 위원회를 열고 도교육청과 11개 직속기관 등에 대한 예산 심사를 진행했다.
계수조정 결과 교육위는 도교육청이 제출한 예산안 중 21개 사업의 45억7086만원 중 60%가 넘는 27억1236만9000원을 삭감했다.
특히 삭감된 항목은 인건비 등의 기본 예산을 제외한 김병우 교육감의 정책 추진과 직접 관련 있는 예산에 대한 삭감과 조정이 이뤄져 이대로 예산이 확정된다면 내년도 교육정책 추진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총 21개 조정안 중 소통토론회 운영 등 15개 항목은 전액 삭감됐으며 혁신학교 지원예산은 반토막이 났다.
삭감된 예산은 △공보관실 전광판 및 홍보관 운영 2억6606만원 △소통토론회운영 3275만원 △기획관실 학교혁신지원 9089만원 △충북행복교육지구운영 2733만원 △유초등교육과 충북어린이큰잔치 800만원 △중등교육과 교원단체교육활동행사지원 720만원 △과학국제문화과 충북환경교육체험센터 7억8881만원 △체육보건안전과의 민주시민역량강화교육 1565만9000원 △민주시민교육민간사회단체지원 4500만원 △민주시민교육교과서발행 1680만원 △민주시민교육원격연수 900만원 △성소통토론회 1810만원 △단재교육원 학교혁신전문가 교원직무연수 1421만5000원 △해양수련원 비치하우스 운영 3370만원 △청주교육지원청 찾아가는 학생민주시민교육 405만원 등이다.
한마디로 민주시민교육, 혁신학교, 소통, 홍보 등의 문구가 들어간 예산에 대해 삭감과 조정이 이뤄져 교육 시책과 방향에 정면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지역의 한 교육계 인사는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주수련원 사용을 두고 도의회와 김병우 교육감이 벌인 갈등의 앙금이 남아 있는 듯 보인다”며 “도의회가 교육청의 정책사업에 대해 무리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인사는 “김병우 교육감이 도의회와 불필요한 마찰을 빚고 있는 모습도 보기 좋지 않다”며 “예산 삭감으로 교육 정책 추진이 어려우면 그에 대한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육위 A의원은 “예산심의와 행정사무감사와는 별개 사안”이라며 “의원들이 소신껏 심의하고 조정한 결과”라고 말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도 논평을 내고 “이게 실화인지? 도의원의 역할은 무엇인지?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행정사무감사 기간에는 펜트하우스, 아방궁에 꽂혀 자신의 불법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자극적 흠짓 내기에 열을 올리더니, 예산안 심의에서도 막가파식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 실망백배 의정활동은 내년 선거에서 심판으로 이어질 것임을 명심하라”며 “부적절하게 삭감된 예산 일체를 다시 살려내고 도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마지막 열정을 바치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예산안은 오는 8일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최종 상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