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인터뷰] 청주고인쇄박물관 한상태 관장·황정하 학예연구실장
  • ▲ 한상태 청주고인쇄박물관 관장.ⓒ김종혁 기자
    ▲ 한상태 청주고인쇄박물관 관장.ⓒ김종혁 기자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로 직지를 통한 청주의 세계화를 추진하겠다.”

    지난달 7일 프랑스에서 전해진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청주유치 소식은 충북 청주시민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특히 남몰래 센터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던 청주고인쇄박물관 관계자들의 감격은 남달랐다.

    프랑스 현지 출장길에 있던 한상태 관장은 물론 박물관에 남아있던 황정하 학예연구실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넘치는 기쁨과 함께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한 꿈과 책임감이 교차했다.

    국제기록유산센터 청주유치의 주역이며 직지 세계화의 최일선에 서있는 청주고인쇄박물관 관계자들을 만나 그들의 오늘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 먼저 국제기록유산센터 청주 유치를 축하한다.

    한상태 관장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는 청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다. 센터 유치를 위해 국가기록원과 청주시 관계자들이 마치 비밀 작전을 수행하 듯 추진한 성과다.”

    - 유치 과정이 그렇게 긴박했나?

    한 관장 “그랬다. 중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도 센터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언론 노출도 자제하고 최대한 비밀을 유지하며 진행했다.

    만약 우리의 센터 유치노력이 외부에 알려졌으면 많은 방해로 인해 전망이 어려웠을 수도 있었다. 미리 알려져 일본의 방해로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실패한 위안부 기록을 예로 들 수 있다. 청주와 국가기록원 팀은 센터유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다.

    또한 프랑스 현지에서도 당초 7일로 예정됐던 일정이 갑자기 6일로 당겨지며 긴급히 준비하고 대처했다. 당시 이승훈 전 시장이 유창한 영어로 유치 당위성을 설명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 ▲ 황정하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김종혁 기자
    ▲ 황정하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김종혁 기자

    - 센터 유치의 의의를 들자면?

    황정하 학예연구실장 “센터는 유네스코에서 국제기록유산의 보존과 관리, 교육을 위해 새롭게 조직된 기록물 분야 최고 권위의 기구다. 그러므로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의 고장 청주에 센터가 설립되는 것은 그 만큼 직지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청주에 센터가 설립되면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기록물에 대한 보존과 관리 교육 등을 진행하게 되므로 청주의 위상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수많은 외국인들이 청주를 찾게 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앞으로 센터 설립과 운영은?

    황 실장 “내년 2월쯤 유네스코와 정부 간의 공식 협정이 체결되면 청주시와 국가기록원은 설립기획단을 출범시켜 본격적인 설립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센터 위치는 현재 두 곳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어디가 됐든 청주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

    센터 운영은 운영이사회와 사무국으로 구성되며 유네스코와 국가기록원, 청주시의 거버넌스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특히 청주시는 설립부지와 건물을 지원하고 운영 프로그램 공동 기획 등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센터 유치로 고인쇄박물관의 역할이 높아질 듯?

    황 실장 “센터의 청주 유치 배경에는 직지가 있다. 유네스코에서 공인한 직지상과 직시코리아페스티벌 등 모든 중심에는 직지가 있고 직지 전문 박물관인 고인쇄박물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고인쇄박물관이 이번에 직지테마 위주로 새 단장을 하고 있다. 관람객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전시 및 구성으로 직지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고인쇄박물관 새 단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한 관장 “1992년 개관한 박물관이 2000년 증축된 후 17년 만에 새롭게 단장된다. 무엇보다 직지 위주의 전시실로 구성되며 전시시스템도 그동안 유물 위주에서 미디어 등 현대적 감각이 접목된 영상시스템이 강화돼 관람객을 맞이하게 된다. 

    전시실의 첫 얼굴은 2015년 복원이 완성된 78판의 금속활자가 웅장하게 자리한다. 5년여에 걸쳐 복원된 금속활자판은 직지심체요절 상·하권의 모두를 담고 있다.

    현재 프랑스국립도서관에 보관중인 하권은 복원이 수월했으나 인쇄본이 없는 상권은 수록 내용을 기초로 해서 각각의 활자를 다시 조합하는 등 힘든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 ▲ 청주고인쇄박물관 전경.ⓒ김종혁 기자
    ▲ 청주고인쇄박물관 전경.ⓒ김종혁 기자

    - 새 단장한 고인쇄 박물관 재개관은?

    황 실장 “지난 8월 임시 휴관 후 공사에 들어간 박물관은 오는 15일 재개관할 예정이다. 직지를 위주로 한 전시는 물론 청주와 직지의 역사성을 재조명하고 고려 금속활자의 우수성을 소개하게 된다.

    또한 직지가 프랑스로 넘어간 과정, 흥덕사지 발굴 모습, 금속활자 복원모습 등 직지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미디어를 통한 구성으로 재미있게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차세대 실감콘텐츠’ 제작 설치로 풍부한 영상과 디지털 콘텐츠 체험 공간이 관람객을 맞이할 것이다.”

    - 센터 유치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은?

    한 관장 “2007년 지정된 직지특구의 활성화를 위해 국내·외 기록물 관련 기구의 추가 유치를 추진하겠다.

    이로 인해 진정한 직지특구를 이뤄 직지가 청주의 자랑을 넘어 미래를 이끌어가는 핵심적인 자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것이 진정한 세계화라고 본다.”

    청주의 자랑인 ‘직지’가 지역의 높은 위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청주를 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숨은 실력자들이 직지의 세계화를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는 모습이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라는 빛나는 업적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있기에 직지는 늘 빛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위상은 더 높아질 것이다. 청주를 넘어 세계를 향하는 직지의 위상만큼 청주시민들의 위상도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한편 보물 9점과 다수의 도지정문화재를 포함해 6000여점의 유물을 보유한 청주고인쇄박물관은 근현대인쇄 전시관, 금속활자전수교육관, 흥덕사 금당 등의 시설을 갖추고 전시와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