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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에서 자동차 공조부품을 생산하는 갑을오토텍이 그동안 노사 분규로 진통을 겪어 온 가운데 331일 만에 직장폐쇄를 전격 해제한다.
하지만 장기간 이어진 노동 쟁의행위와 직장폐쇄로 회사가 정상화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갑을오토텍 노사는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서 지난 16일 교섭을 갖고 21일부터 직장폐쇄를 해제하고 업무에 정식 복귀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해제조치는 김승노 갑을오토텍 대표와 이재헌 갑을오토텍 지회장이 만나 “노사가 조건없이 직장폐쇄를 해지한다”고 약속하면서 이뤄졌다.
업무에 복귀하는 대상 직원은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전체 조합원 401명이다.
직장폐쇄가 해제되는 21일은 지난해 7월 8일 갑을오토텍 노조가 공장을 점거해 파업을 시작함에 따라 사측이 같은 달 26일 “금속노조의 장기간 쟁의행위로 더이상 업무수행이 불가능하다”며 직장폐쇄를 단행한 지 꼭 331일째 되는 날이다.
직장폐쇄는 파업 중인 노조원의 근로제공을 받지 않고 임금도 주지 않겠다는 법적 의사표시다. 회사는 직장폐쇄 기간 중 사무직 등 비노조원을 활용해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허용된다.
이에 따라 노조는 사측의 직장폐쇄를 노조파괴라고 보고 강하게 반발하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직장폐쇄효력정지가처분’을 냈으나 지난달 11일 기각됐다.
또한 갑을오토텍 노조는 직장폐쇄가 장기화되자 얼마전 공장 정상화를 위해 나서겠다며 ‘아무런 조건없이 직장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직장폐쇄에 따른 생산물량 미확보와 장기간 업무중단에 따른 준비과정이 필요해 시간을 좀더 두고 직장폐쇄를 해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지난 16일 노조의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
이에 노조측은 19일 공고문을 내고 직장폐쇄 해제에 대해 “이번 경영진의 결정이 지회가 오래도록 주장해 온 공장 정상화를 앞당기는 긍정적 신호라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갑을오토텍 사측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친 노사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쟁의행위와 직장폐쇄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손상과 생산물량 미확보 등으로 공장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헌 지회장은 “신임 사장의 부임과 함께 단행된 직장폐쇄 해제로 노사관계와 공장 정상화가 이뤄지게 됐다”며 “노조파괴 등 부당노동행위가 다시 발생하지 않는 한 앞으로 공장 정상화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직장폐쇄 기간 중인 지난 4월 김종중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