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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군이 수몰된 시루섬에 애환을 담은 미니공원 ‘시루섬의 기적’을 스토리텔링 관광 상품으로 개발했다.
군은 지난해 지역의 역사·문화콘텐츠를 스토리텔링 관광 상품으로 발간한 스토리텔링 북 ‘백만년의 드라마기 시작되다’에 이어 두 번째다.
70여㎡ 규모로 조성된 미니공원은 시루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남한강변 언덕길에 1.8m 높이의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니 동상과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동판, 석재 조형물 등으로 꾸며졌다.
‘시루섬’은 1985년 충주댐 건설과 함께 사라진 남한강가의 한 작은 마을이다.
1972년 8월 19일 오후 3시경 남한강이 범람하면서 이 마을 44가구 250여명의 주민들은 고립무원의 처지가 됐다.
피할 곳이라곤 마을에서 가장 높다는 물탱크(높이 7m, 지름 4m)뿐 이었다.
마을 청년들은 물탱크 꼭대기에서 서로의 팔을 건 인간펜스를 치고 노약자들을 안쪽에 들여보내고 불어난 강물과 사투를 벌였다.
콩나물시루 보다 더 빽빽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대열이 엉클어져 모두가 위험한 처지인지라 누구하나 미동 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불어난 강물은 물탱크 6m까지 차올랐다가 14시간이 지나면서 빠지기 시작했다.
다음날 새벽 5시경 구조대에 의해 모든 주민이 구조됐지만 돌을 갓 지난 한 아기는 어머니의 품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기는 새벽 1시경쯤 주민들의 압박에 못 이겨 숨졌지만 이 어머니는 아기가 죽었다고 내색하면 동요가 일까봐 숨죽이며 눈물을 삼켰다는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군은 이 공원을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널리 홍보하고 관광투어상품으로도 적극 개발할 방침이다.
조재인 단양군 관광기획팀장은 “최근 관광패턴이 그 지역의 특색 있는 콘텐츠를 스토리텔링한 감성관광 쪽으로도 많이 바뀌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단양의 숨은 이야기를 적극 발굴해 스토리텔링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퇴계 이황선생과 단양출신 관기 두향의 슬픈 사랑을 담은 ‘퇴계 이황과 두향’ 스토리텔링 공원도 두향의 무덤이 내려다보이는 단성면 장회리 장회나루 언덕에 400여㎡ 규모로 이달 말 완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