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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홍 시사칼럼] 위국헌신(爲國獻身), 선공후사(先公後私)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16-08-01 15:20 | 수정 2016-08-02 14:43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서원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 사드의 국내 배치 문제로 나라 안이 시끄럽더니만 공직자의 비리문제로 사회가 들끓고 있다.

줄줄이 터져 나오는 사건들이 온 나라를 흔들고 있다. 이게 우리나라에서만 생기는 일인가 하면 딱히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선진지수가 높은 나라일수록 발생빈도가 적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최근에 터진 일련의 공직자 비리 사건들도 물욕에 대하여 인간이 얼마나 염치가 없는가를 보여주는 많은 사례 중의 하나일 뿐이다.

소위 ‘김영란 법’으로 언론 지면이 어지럽다. 상대적이겠지만 그런 관행에 오래도록 익숙해온 탓에 ‘김영란 법’을 별로 반기지 않는 쪽의 문제 제기가 제법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김영란 법’의 시행으로 민생이 더 쪼들릴 것이고 서민경제가 죽을 거라는 주장은 가당치도 않다.

서민들이 언제부터 한 마리에 몇 만원하는 굴비를 즐겨 먹었으며, 언제부터 비싼 한우갈비를 즐겨 먹었겠는가? 한우 세트를 5만원짜리로 만들면 고작 고기 두 덩어리라면서 그걸 들고 일인 시위를 벌이는 광경이 개그콘서트 한 장면처럼 보인다. 그런 물건이 서민들의 일상과 별로 관련이 없는 것이라 시위광경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축하 난’ 하나가 적어도 10만원이 돼야 하는데 5만원으로는 그런 난을 만들지 못하고, 그래서 화훼농가가 몰락할 거라는 주장도 서민들과 거리 먼 얘기이다. 화훼농가가 높으신 나으리들의 승차축하에 쓰이는 난만 재배해왔다면 그것도 문제이고, 그동안 승차축하난만으로 돈을 벌었다면 그것도 정상은 아닐 터이다. 세상이 바뀌고 사회가 청렴해지려면 이제는 비정상이 정상화돼야 한다.  

굴비업자들이 그동안 굴비를 선물용으로만 만들어서 팔았던 것이 아니라면 이제부터 서민들이 쉽게 사먹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서 수익을 내면 된다. 거기에 더하여 부자 식도락가를 위한 프리미엄 굴비를 만들어 능력에 맞는 사람들이 제 돈으로 그걸 사먹게 하면 될 일이다. 그래서 굴비를 선물용으로 못 팔아서 굴비 제조업자가 망하게 될 거라는 주장에 손들어 줄 수가 없다. 과수영농업자들의 주장에도 마찬가지 이유로 손을 들어줄 수 없다.

접대식사 한 끼에 3만원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해서 많은 한식 식당이 문 닫을 것이라는 언론 기사와 삼겹살에 소주 두 병이면 3만원을 넘는다는 기사도 나온다. 3만원짜리 식사정도면 소박하지 않은 상차림을 만들 수 있다는데 이참에 ‘김영란 법’으로 접대문화가 획기적으로 바뀌게 된다면 이 또한 훗날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정치권 일부와 경제계에서 미풍양속이 무너진다는 명분을 앞세워 ‘김영란 법’을 흔들고 있다. ‘김영란 법’으로 서민경제가 죽을 거라면서 시행을 하기도 전에 뜯어 고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서민들 눈높이에서는 전혀 아니다. ‘김영란 법’을 꼭 개정할려면 다른 것은 손대지 말고 법 적용대상에서 빠진 국회의원을 반드시 넣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열렬히 찬성할 것이다.

‘대한변협’과 ‘한국기자협회’가 헌법재판소에 ‘김영란 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 해서 헌재가 이에 대하여 합헌판결을 내린 것인데, 그걸 다시 개정하려는 것은 헌재의 존재를 부인하는 행위이다. 그럴 거였으면 뭣 땜에 헌재에 위헌심판청구를 했는지 국민들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 아마도 ‘김영란 법’의 헙법불합치를 은근히 기대하고 위헌청구를 했던 모양이다.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문제를 헌재로 끌어 들여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판결이 나면 ‘사법정의가 살아있다’고 말하고, 그 반대의 판결이 나오면 헌재의 존재까지도 폄훼하는 언행을 서슴치않는 정치권의 무소불위와 일부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후안무치한 일탈 행태가 문제이다.

그렇지 않은 적이 별로 없었지만 요즘 와서 나라의 미래가 더 불투명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의 무소불위와 사회지도층의 일탈이 국민들 가슴에 큰 생채기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야당 인사들은 야당이라서 그렇다 치더라도 그동안 대통령편이라고 열심히 떠들고 다니던 TK지역 국회의원들이 사드를 성주에 배치하기로 결정하자 득달같이 이를 우려하는 성명을 내는 모습에서 그들의 안중에는 나라의 안위도 국민도 없으며 오로지 자신에게 찍어줄 표만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동안 그런 작자들이 소위 의회 권력을 틀어쥐고서 애국자인 척했다는 사실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이참에 사드사태로 드러난 정치인들의 민낯을 잘 기억해두었다가 다음 선거에서 마땅히 퇴출시켜야 한다. 그런 정신을 가진 자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아닌 것은 아니고, 비록 다음 선거에서 낙선하는 한이 있더라도    나라를 위하여 옳은 것은 옳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결기를 가진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실망하고 나라의 미래도 어둡다.

무릇 미래가 열린 나라가 되려면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던 안중근 의사와 같은 위국헌신(爲國獻身)의 결기와 나라 일을 먼저 앞세우는 선공후사(先公後私)의 봉사 정신이 정치지도자에게 있어야 하는데, 요즘의 여야 정치인들에게서 그런 결기와 봉사 정신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더운 날씨에 이래저래 불쾌감과 스트레스만 쌓인다. 어디 그런 스트레스를 확 쓸어버릴 속 시원한 방도가 없을까? 그래서 성질대로 한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여의도 마당을 그냥 빗자루로 싹 쓸어버리고 싶은 심정이 드는 요즘이다.

/서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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