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 "자주 보니 정이 드는 것 같다"

  •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를 방문했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6일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황교안 국무총리와 별도로 만나 주요 현안 등을 놓고 30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전날 대권 도전을 시사한 반 총장과 현 정부 최고 실세 중 한 명인 황 총리가 만났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회동에 관심이 집중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황 총리가 마주 앉은 것은 지난 2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렸던 '세계 인도지원 정상회의'에 이어 사흘 만이다.

    이날 황 총리는 제주포럼이 열린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가진 반기문 총장과의 회동에서 "바쁘신데 제주포럼에 참석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자주 보니 정이 드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황 총리는 이어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 인도지원 정상회의'가 큰 성과를 거둔 것에 축하드린다"며 "정부는 인도적 지원과 2030 지속가능 개발의제 이행 등 국제사회의 관심 사안에 대해 유엔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기문 총장은, 한국이 시리아 난민 문제 해결 등을 위해 기여한 데 이어 이번 주초 '세계 인도지원 정상회의'에서도 구체적인 공약을 통해 실질적인 기여를 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높이 평가한다. 주요 글로벌 현안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면담 시간은 당초 10분 정도로 예상됐으나 비공개로 30여 분간 진행됐다. 정부 측은 이날 회동에 대해 "민감한 정치적인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두 사람의 회동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전날 대권 출마 시사 발언이 있었던 만큼 이와 관련된 얘기도 있었지 않았겠느냐"
    고 했다.

    반 총장은 면담에 이어 열린 오찬에서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둔 보도에 대한 곤혹감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에 참석했던 원희룡 제주지사는 "반 총장이 '본인의 본뜻보다 (언론들이) 많이 앞서나가서 일일이 해명하는 것도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어 참 곤혹스럽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찬 후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다 오후 4시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제주공항을 통해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로 출국했다.

    반 총장은 회의에 참석한 뒤 오는 27일 오후 서울로 돌아온다. 이후 30일까지 서울과 경기 일산, 경북 안동, 경주 등에서 한국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