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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가 서울~세종고속도로 노선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충북도와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칫 이 문제와 관련해 충북도와 청주시가 갈등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민선 6기 들어 충북도와 청주시가 이렇다할 갈등국면이 없었으나 최근 대형 국가 기간 사업 유치를 놓고 ‘지자체간 경쟁 구도’를 형성하자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이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신철연 시 건설교통본부장은 19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철도박물관 유치 운동 기자회견 후 서울~세종고속도로 유치 문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와 도의 입장차가 있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먼저 다음달 2일 예정된 도 주최 서울~세종고속도로 관련 토론회 참석 여부에 대해 “아직 기본 선형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의 토론 참여는 무의미하다”며 “어떤 것이 오송을 발전시킬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시는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아직 확정되지 않은 안성~세종 구간에서 오송을 경유해야하는 타당성 용역 조사를 의뢰받고 있는 상태다.
이를 위해 이 구간에 대한 간이노선설계, 환경영향평가, 주민민원대응 등 작업을 거쳐 올해 말 국토부에 ‘오송 유치’에 대한 용역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도와 시의 갈등 아닌 갈등은 지난 4·13총선에서 이해찬 의원(무소속 세종)이 TV토론회에서 “내가 충북지사를 설득해 이 고속도로를 세종으로 가져왔다”는 발언을 하며 충북과 세종 간 모종의 정치적 타협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의혹을 뒷받침하듯 도는 서울~세종고속도로 충북 유치는 언급도 하지 않고 줄곧 중부고속도로 확장에만 전력을 다해 왔으며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충북 유치론이 점점 대두되자 급기야 18일 ‘도민 토론회’를 연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도는 또한 시가 주장하는 서울~세종고속도로의 ‘오송 유치’가 중부고속도로 확장 조기 착공에 걸림돌이 된다는 입장으로 2일 예정된 도민 토론회에서 괴산 등 중부권 지역 주민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신 본부장은 “서울~세종고속도로 ‘오송 유치’가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찾아보겠다”며 “도의 실무자와 협력 회의 중이며 아직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도와 시의 신경전에 대해 시민사회단체가 자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역에 많은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대형 국가기간사업을 지자체간 힘겨루기로 다 놓쳐버릴지도 모른다는 의견이다.
균형발전 지방분권 충북본부는 19일 논평을 내고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세종고속도로의 노선변경과 관련해 정치권과 지자체는 이전투구 및 책임전가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