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7개월 만에 전격 신청… 청탁금지법·수뢰후부정처사 혐의산막 인테리어비 대납·여비 명목 금품 수수…"증거인멸 우려" 사유공천 배제 항의차 중앙당사 찾은 날 영장 소식…정치적 치명타 불가피
  • ▲ 국민의힘의 컷오프(공천 배제) 통보를 받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 후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독자제공
    ▲ 국민의힘의 컷오프(공천 배제) 통보를 받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 후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독자제공
    지역 체육계 인사들로부터 3000만원 상당의 금전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 김영환 충북지사에 대해 17일 경찰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히 이날은 김 지사가 당의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에 반발해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은 날이어서, 재선 가도에 나선 김 지사는 사법 리스크와 정치적 고립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됐다.

    법조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청탁금지법 위반 및 수뢰후부정처사 혐의로 김 지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해 8월 충북도청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김 지사는 2024년 8월 괴산군 소재 자신의 산막 인테리어 공사비 2000만원을 윤두영 충북배구협회장으로부터 대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대납이 단순한 호의가 아닌, 윤 협회장이 운영하는 A 식품업체가 충북도의 스마트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에 대한 대가성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밖에도 김 지사는 지난해 4월과 6월, 국외 출장을 앞두고 윤 협회장과 윤현우 충북체육회장 등 체육계 관계자들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총 1100만원의 현금을 여비 명목으로 수수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그간 김 지사는 "일체의 금품을 받은 적이 없으며, 인테리어 비용 역시 정상적으로 지급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하지만 경찰의 판단은 달랐다. 경찰은 김 지사가 인테리어 업자 등 사건 관계자들과 접촉해 진술을 맞추는 등 수사를 방해한 정황을 포착, '증거 인멸의 우려'가 높다고 보고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에게 이번 영장 신청은 시점상 정치적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김 지사는 전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자신을 컷오프하고 후보 추가 공모를 결정하자, 이날 오전 "원칙 없는 결정"이라며 항의하기 위해 여의도 중앙당사를 방문했다.

    재선 도전을 위해 당의 결정을 뒤집으려 총력을 다하던 순간 사법당국의 칼날이 턱밑까지 차오른 셈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공천 배제에 이어 구속영장까지 신청되면서 김 지사의 정치적 입지가 사실상 벼랑 끝으로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의 영장 신청에 대해 검찰이 청구 여부를 결정하면,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