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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국제다문화미래전략진흥원 김미정 사무국장
노동정책은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현장의 불안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노조의 교섭력은 강해지고 노동권 담론도 커졌지만, 정작 제도의 보호를 체감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사회복지 관점에서 지금 주목해야 할 대상은 바로 ‘조직되지 못한 노동’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선택했다.
그 과정에서 기간제·단시간 노동은 빠르게 확대됐고, 정부는 각종 보호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현실의 계약직 노동자는 여전히 고용 불안과 소득 불안을 반복해서 경험한다. 보호 제도는 늘어났지만 삶의 안정까지 연결되지는 못했다.
최근 노동 현안 역시 대부분 조직된 노동 중심으로 움직인다.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갈등, 공공부문 파업, 노동시간과 휴게권 논의까지 노동 의제는 활발해졌지만, 정작 프로젝트형 계약직, 전문계약직, 공공위탁 인력처럼 조직되기 어려운 노동자들의 현실은 상대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들은 계약 기간이 짧고 업무가 분산돼 있어 집단 형성이 어렵다.
재계약 여부는 예산과 평가에 따라 달라지고, 고용 안정성은 개인 책임처럼 전가된다. 노동권은 법 안에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권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불안정 노동이 단순한 고용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계약직의 삶은 주거 불안, 돌봄 부담, 정신적 소진, 미래 계획의 단절로 이어진다.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지 않으면 결혼·출산·주거·노후 준비 모두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결국 노동의 불안은 곧 복지의 불안으로 연결된다.
그럼에도 현재 정책 논의는 조직된 노동의 권리 확대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노동권 강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사회복지의 본질은 목소리가 큰 집단만 보호하는 데 있지 않다. 스스로를 대변하기 어려운 사람까지 제도 안으로 포함시키는 데 있다.
특히 공공영역에서도 위탁·기간제·전문계약 형태의 노동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공공서비스를 수행하면서도 정작 사회안전망의 경계에 놓인 노동자가 늘어나는 현실은 복지국가의 역설이기도 하다.
이제 노동복지는 ‘노조가 있는 노동자’만이 아니라 ‘대표되지 못하는 노동자’를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확장돼야 한다. 고용 형태와 계약 구조 때문에 배제되는 사람이 없도록 사회보험 접근성, 고용 안정 장치, 심리·생활 지원 체계까지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복지국가는 강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직 제도 밖에 남아 있는 노동자의 삶까지 연결할 때 비로소 사회안전망은 완성될 수 있다.
국제다문화미래전략진흥원 김미정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