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바이오·반도체 중심 교육 재편… 수요 기반 설계 정착기업이 교육에 들어왔다… 취업·정주까지 이어지는 구조 실험“RISE는 예산사업이 아닌 대학 생존 전략”
  • ▲ 유재수 충북대RISE사업단장이 11일 충북도의회에서 열린 ‘중부권 RISE 초광역 협력 포럼’ 1부 주제발표에서 충북대 RISE 사업을 통해 대학 교육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발표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 유재수 충북대RISE사업단장이 11일 충북도의회에서 열린 ‘중부권 RISE 초광역 협력 포럼’ 1부 주제발표에서 충북대 RISE 사업을 통해 대학 교육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발표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대학이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를 스스로 정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어떻게, 어디서, 얼마나 길러낼 것인지가 대학의 존재 이유를 결정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유재수 충북대학교 RISE사업단장은 충북대 RISE를 ‘대학이 산업을 따라가는 구조적 전환의 시작점’으로 규정했다.

    유재수 단장은 11일 충북도의회에서 열린 충북도의회와 충북지역대햑혁신지원센터가 주최한 ‘중부권 RISE 초광역 협력 포럼’ 1부 주제발표에서 충북대 RISE 사업을 통해 대학 교육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 “산업 수요가 교육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전환”

    유 단장은 충북대 RISE의 출발점을 분명히 했다.

    “충북대 RISE는 대학 내부 논리에서 시작한 사업이 아니다. 지역 산업의 인력 수요 분석이 모든 설계의 출발점이었다.”

    충북대는 충북의 산업 구조와 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이차전지·바이오·반도체를 3대 전략 분야로 설정하고 교육 체계를 전면 재구성했다.

    유 단장은 “전공 개편, 교과목 구성, 실습 비중 조정까지 모두 산업 수요에 맞춰 재설계됐다”고 설명했다.

    ◇ 기업이 ‘협력자’가 아니라 ‘설계자’로 참여

    충북대 RISE의 가장 큰 변화는 기업의 역할 변화다.

    유 단장은 “기업이 교육이 끝난 뒤 인재를 ‘선택’하는 구조가 아니라, 교육 설계 단계부터 기업이 ‘참여’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충북대는 바이오 7개, 반도체 2개 등 총 9개 기업맞춤형 트랙을 운영하고 있으며, 17개 기업이 교과과정 설계, 프로젝트 주제 선정, 평가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는 기존 산학협력과 달리 교육 구조 자체를 산업 중심으로 옮긴 사례로 평가된다.
  • ▲ 유재수 충북대RISE사업단장.ⓒ이길표 기자
    ▲ 유재수 충북대RISE사업단장.ⓒ이길표 기자
    ◇ “취업은 결과… 핵심은 지역에 남는 구조”

    유 단장은 충북대 RISE의 목표를 단순 취업 성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취업은 결과일 뿐 핵심은 학생들이 지역 산업을 경험하고,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체감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현재 충북대는 표준현장실습을 통해 16명이 지역 기업에서 실습 중이며, 다수가 취업 연계 가능 단계에 있다.

    유 단장은 “학생들이 지역 기업을 모른 채 수도권으로 가는 구조를 끊는 것이 RISE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 중앙정부가 인정한 ‘구조적 전환’

    충북대 RISE 모델은 정책적으로도 성과를 인정받았다.

    2025년 지역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충북대는 대상을 수상하며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유 단장은 “이 상은 충북대가 잘했다는 평가를 넘어서, 대학 역할 전환이라는 정책 방향이 타당하다는 신호”라며 “초광역 RISE 협력에서도 충분히 확장 가능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 “RISE는 대학에 던진 질문이다”

    유재수 단장은 발표를 마무리하며 RISE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했다.

    “RISE는 대학에 돈을 주는 사업이 아니라,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이다.”

    이어 “산업이 요구하는 역할을 외면하는 대학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충북대는 지역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으로 구조를 바꾸는 실험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