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소프트웨어 없이 습관화·민감화 기능 모사…‘차세대 멤리스터 소자’ 구현로봇 손 실험 통해 생체 감각 반응 재현…초소형·의료용 로봇 활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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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와 충남대학교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멤리스터 소자 기반의 인공 감각 신경계를 탑재한 로봇 손 실험결과.ⓒKAIST
로봇이 ‘느끼고 반응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KAIST와 충남대학교 공동연구팀이 생명체의 감각 신경계처럼 외부 자극에 지능적으로 반응하면서도 에너지 효율까지 갖춘 인공 감각 신경계를 구현해냈다. 별도 소프트웨어나 복잡한 회로 없이도 습관화·민감화 반응을 재현하는 이 기술은 초소형 로봇, 로봇 의수 등 의료·특수 환경에서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KAIST(총장 이광형)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신현 석좌교수, 충남대학교(총장 김정겸) 반도체융합학과 이종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생명체의 감각 신경계 기능을 모사하는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 기반 인공 감각 신경계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외부 자극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신개념 로봇 시스템을 증명했다고 15일 밝혔다.사람을 포함한 동물은 안전하거나 익숙한 자극은 무시하고, 중요한 자극에는 선별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에너지 낭비를 줄이면서 중요한 자극에 집중해 외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한다. 이같은 감각 신경계의 ‘습관화’와 ‘민감화’ 기능은 로봇이 사람처럼 환경에 대응하도록 만드는 핵심 요소다. -
- ▲ 왼쪽부터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시온 석박사통합과정, 충남대 이종원 교수, KAIST 최신현 교수.ⓒKAIST
하지만 기존에는 이러한 기능을 구현하려면 별도의 소프트웨어나 복잡한 회로가 필요했고, 에너지 효율과 소형화에 큰 제약이 있었다. 멤리스터(memristor) 같은 뉴로모픽 반도체 소자 역시 단순한 전도도 변화만 가능해 신경계의 복잡한 반응을 모사하기엔 한계가 있었다.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고자, 하나의 멤리스터 소자 내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전도도를 변화시키는 층을 형성해 새로운 방식의 멤리스터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반복 자극에는 반응을 줄이다가, 위험 신호엔 다시 민감해지는 실제 생체 신경계 반응을 정교하게 재현했다.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촉각과 고통을 인식하는 멤리스터 기반 인공 감각 신경계를 제작하고, 이를 로봇 손에 적용해 실험했다. 안전한 촉각 자극이 반복되자, 로봇 손은 반응을 줄이는 습관화 특성을 보였고, 이후 전기 충격이 더해지자 다시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감화 현상도 확인됐다.이를 통해 복잡한 소프트웨어 없이도 로봇이 사람처럼 효율적으로 자극에 반응하는 신경계 모사 시스템을 입증했으며, 에너지 효율성과 실용성 면에서 뉴로모픽 로봇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KAIST 박시온 연구원은 “사람의 감각 신경계를 차세대 반도체로 모사해, 더 똑똑하고 에너지 측면에서 효율적으로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신개념 로봇 구현의 가능성을 열었다”라며, “앞으로 초소형 로봇, 군용 로봇, 로봇 의수 같은 의료용 로봇 등 차세대 반도체와 로보틱스의 여러 융합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KAIST 박시온 석박통합과정 연구원이 제1 저자로,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7월 1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