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혁 교수팀, 저온 촉매 시스템 개발…92% 선택성·82% 수율 달성기존 열분해 한계 극복…자원 순환형 경제 실현 기대
  • ▲ KAIST 화학과 홍순혁 교수 연구팀이 폐고무의 화학적 재활용 촉매 방법을 개발했다.ⓒKAIST
    ▲ KAIST 화학과 홍순혁 교수 연구팀이 폐고무의 화학적 재활용 촉매 방법을 개발했다.ⓒKAIST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십억 개가 버려지는 폐타이어가 고부가가치 화학 원료로 되살아나는 길이 열렸다. KAIST 연구진이 폐타이어를 고무나 나일론 섬유 원료로 쓰이는 고순도의 고리형 알켄으로 선택적 전환하는 데 성공하며, 폐타이어 재활용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화학과 홍순혁 교수 연구팀이 이중 촉매 기반 연속 반응 시스템을 개발해 폐타이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폐타이어는 합성고무와 천연고무의 복합체로, 실리카, 카본블랙, 산화방지제 등이 첨가돼 열과 압력에 강한 구조를 가진다. 특히 가황 공정으로 인해 고무 사슬 간의 가교가 형성돼 화학적 재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의 폐타이어 재활용은 주로 350~800도의 고온에서 진행되는 열분해 방식이나, 높은 에너지 소비와 낮은 선택성, 저품질의 탄화수소 혼합물 생성이라는 한계가 컸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두 가지 촉매를 활용한 연속 반응 시스템을 개발했다. 첫 번째 촉매는 고무의 결합 구조를 바꿔 쉽게 분해되도록 돕고, 두 번째 촉매는 고리형 화합물을 만드는 반응을 유도한다. 이 과정은 최대 92%의 선택성과 82%의 수율을 기록했다.
  • ▲ KAIST 화학과 최경민 석박사통합과정, 박범순 박사, 홍순혁 교수, 조경일 박사(왼쪽부터).ⓒKAIST
    ▲ KAIST 화학과 최경민 석박사통합과정, 박범순 박사, 홍순혁 교수, 조경일 박사(왼쪽부터).ⓒKAIST
    연구를 통해 생산된 고리형 펜텐은 다시 고무로, 고리형 헥센은 나일론 섬유의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어 산업적 가치가 매우 높다.

    홍순혁 교수 연구팀은 실제 폐타이어를 활용해 고순도의 고리형 알켄으로 선택적 전환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번 기술은 저온의 정밀 촉매 반응으로 고부가가치 화학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활용 분야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이번 기술은 다양한 합성고무와 폐고무에 폭넓게 적용 가능해 자원 순환형 경제 실현의 핵심 원천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홍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폐타이어의 화학적 재활용에 대한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한 것이며,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고효율 촉매 개발과 상용화 기반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며, “기초화학을 통해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화학과 박범순, 조경일, 최경민 연구원이 함께 참여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Chem’ 6월 18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