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증강생성(RAG) 기반…기존 챗봇과 차별화된 지능형 학습 시스템“밤늦게도 망설임 없이 질문…수업 이해도 높아졌다” 학생들 호평
  • ▲ 인공지능 조교 활용 모습.ⓒKAIST
    ▲ 인공지능 조교 활용 모습.ⓒKAIST
    “처음에는 인공지능 조교(VTA)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지만, 밤늦게 갑자기 궁금해진 개념을 질문했을 때도 즉각적으로 답을 받을 수 있어서 매우 유용했다”며 “인간 조교에게 질문하기 망설여졌던 부분들도 부담 없이 물어볼 수 있었고, 오히려 더 많이 질문하면서 수업 이해도가 높아졌다”(수강생 KAIST 양지원 박사과정 학생)

    KAIST(총장 이광형)는 김재철AI대학원 최윤재 교수와 산업디자인학과 홍화정 교수 공동 연구팀이 대형 강의에서도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조교(Virtual Teaching Assistant, 이하 VTA)’를 개발해 실제 강의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24년 가을학기 김재철AI대학원의 ‘인공지능을 위한 프로그래밍’ 교과목(수강생 477명)에 VTA를 도입해 효과와 실용 가능성을 교육 현장에서 대규모로 검증한 국내 최초 수준의 사례다.

    연구팀이 개발한 VTA는 챗GPT나 기존 챗봇과는 다른 수업 특화형 에이전트로, 강의 슬라이드·코딩 실습 자료·강의 영상 등 수업 자료를 벡터화해 검색증강생성(RAG: 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방식으로 질의응답이 이뤄진다. 단순히 LLM을 호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업 자료 기반의 문맥적 응답을 생성해 신뢰도와 정확도를 높였다.

    VTA는 학생 질문의 맥락을 파악해 관련 수업 자료를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그에 맞는 답변을 제공한다. 반복 질문을 줄이고 꼭 필요한 질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조교들의 업무 부담도 줄었다. 실제로 기존 대비 조교가 직접 응답한 질문량은 약 40% 감소했다.

    해당 수업의 책임 조교이자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권순준 박사과정은 “기존에는 수업 때 이미 설명된 내용이나 간단한 개념 정의처럼 반복적이고 기본적인 질문이 상당히 많아, 조교들이 핵심적인 질문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VTA 도입 이후에는 학생들이 반복 질문을 줄이고 꼭 필요한 질문에 집중하면서 조교로서의 부담이 눈에 띄게 줄었고 보다 고차원적인 학습 지원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4주간 운영된 VTA는 전체 수강생의 절반 이상이 실제로 활용했으며, 총 3869건의 질의응답이 기록됐다. 비전공자나 사전 지식이 부족한 학생일수록 VTA 활용도가 높았다. 이는 인공지능 조교가 실질적인 학습 보조 도구로 작동했음을 시사한다.

    분석 결과, 학생들은 인간 조교보다 VTA에게 이론 개념에 대한 질문을 더 자주 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평가받는 부담 없이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이 학습 참여를 유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업 전·중·후 설문에서도 VTA에 대한 신뢰도와 응답 적절성, 편안함에 대한 평가가 점차 높아졌다.

    수업을 담당한 최윤재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이 수강생과 강사진 모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수업으로 해당 기술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번 시스템의 소스코드를 개발자 플랫폼 깃허브(GitHub)에 공개해, 다른 교육기관과 연구자들이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학습 보조 시스템을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교수학습혁신센터, 한국연구재단,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았으며, 논문은 자연어처리(NLP)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회 중 하나인 ‘ACL 2025 인더스트리 트랙(Industry Track)’에 채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