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같아서 업고 달렸다”…쓰러진 유학생 살린 ‘의인 버스기사’

달리던 마을버스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20대 중국인 유학생을 여대생 두 딸을 둔 여성 버스 운전기사가 병원까지 업고 뛰어 살려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21일 오후 3시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보정동 꽃메사거리를 지나던 24번 마을버스에서 단국대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A양(20대)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바닥에 쓰러지자 버스 운전기사 이시영(54세·한비운수) 씨는 곧바로 버스를 멈추고 A양에게 달려갔다.

한 승객이 얼굴을 바닥에 대고 있던 A양을 바로 눕혀 기도를 확보했고, 이 씨는 응급처치가 가능한 동네 병원 앞에 버스를 세운 뒤 A양을 업고 병원으로 달렸다. A양이 쓰러진 지 정확히 3분 만이었다.

이송 중 단국대 학생들은 A양의 목을 받치고 차가워진 손발을 주무르며 응급처치를 도와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데 힘을 보탰다. 골든타임을 놓쳤다면 생명을 장담할 수 없었던 급박한 상황이었다.

병원으로 이송된 A양은 2~3시간 만에 의식을 회복했고 건강을 되찾았다. 이후 A양은 이시영 씨에게 ‘홍금기’를 전달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홍금기는 중국에서 생명을 살린 의인에게 수여하는 붉은 비단 깃발이다.

이시영 씨는 “쓰러진 여학생이 꼭 집에 있는 여대생 두 딸아이 같아 엄마의 마음으로 1초의 망설임 없이 업고 뛸 수 있었다”며 “단국대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굣길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감사하다. 앞으로도 이런 위급 상황을 마주하면 용기 내 학생들과 시민들의 안전을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