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천안아파트건설현장서 크고 작은 ‘돌’ 잇따라 ‘주민 불안’주민들 “안전모 써야 할 판…시공사 주민 안전 부실대응” 분통시공사 “발파 때 아파트에 인원 배치 안전순찰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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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사람이 돌에 맞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사람이 돌에 맞아 죽어 나가야 정신을 차릴는지… 시공사의 안일한 안전관리에 더는 할 말은 없습니다. 오죽하면 주민들이 안전모를 쓰겠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충남 천안시 동남구 현대두레1단지 주민들은 12일 “호반건설이 짓는 일봉산 대형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발파 및 돌 깨는 작업과정에서 ‘돌’이 날아와 주민들이 불안해서 도저히 살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현대두레1단지 여성 동대표 A 씨는 “지난 11일 오후 4시쯤 차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는 순간 갑자기 ‘쾅’하는 충격음과 함께 우박 떨어지는 소리가 나 깜짝 놀라 아파트 경비원과 함께 확인해 보니 106동 주차장 입구 쪽 2층 캐노피 위에 작은 돌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사람이 맞으면 크게 다칠 정도로 돌이 컸다”며 아찔한 상황을 전했다.주민들은 “106동과 107동 사이에 아파트 배드민턴장 옆 흡연 구역에서 주민들이 담배를 피우다가 갑자기 우두둑 소리와 함께 ‘돌’이 떨어져 깜짝 놀랐다고 한 증언이 여러 차례 있다”고 강조했다.주민들은 “문제는 호반건설이 공사 현장에서 발파작업 중 폭발진동과 함께 소음피해 발생에 이어 뿌레카로 돌을 깨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돌이 인근 아파트로 날아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이들은 “호반건설이 2022년 4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후 소음‧분진으로 인해 무더운 여름에도 창문을 열지 못한 채 살았고, 발파 때는 진동으로 아파트가 흔들려서 매우 불안하다”며 시공사와 천안시에 대책을 요구한 바 있다.
천안시는 지난해 아파트 놀이터에서 돌이 떨어진 것을 확인한 뒤 호반건설에 대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뿌레카에 돌이 튀어 아파트로 날아가지 않도록 안전망을 씌우고, 13m의 방음벽을 더 높이도록 조치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공사가 시작된 후 지난해 6월 17일 현대두레1단지 등 7개 아파트 주민 300여 명이 호반건설 공사 현장에서 소음‧분진 피해에 대해 항의하며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안전관리 강화를 요청했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호반건설이 주민들의 소음 진동, 뿌레카 작업과정에서 돌이 튀어 아파트까지 날아오자 담을 높였지만 최근 들어 또 다시 돌에 맞으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크기의 돌이 아파트로 날아들며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주민들이 어린이놀이터와 지붕 등에서 확보한 돌이 한두 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
김용삼 두레아파트 동대표 회장은 “최근 잠잠했다가 암반을 깨기 위한 폭발로 인해 소음이 커지고 돌이 떨어지는 소리가 ‘쿵’하는 소리가 나거나 마치 우박 소리와 같다. 최근에는 5㎝ 크기 대여섯 개의 돌을 확인했다. 안전망에 돌이 떨어졌고 훼손된 안전망이 몇 개월째 방치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 회장은 “시공사 측에서 주민들에게 안전모 지급이 안 되면 우리 자체에서 구매해 안전모를 배치하겠다”며 “또, 발파로 인한 아파트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정밀 안전진단을 해 줄 것”을 시공사 측에 요구했다.
이어 “시공사가 발파를 하기전에 주민 안전을 위해 아파트관리사무소에 전화로 알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제대로 시행한 적이 없다. 시공사가 아파트에 돌이 떨어진다고 하니까 신뢰를 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고, 건설현장에 외부인이 절대 들어갈 수 없다고 시공사가 주장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돌을 가져다 놓고 거짓말하는 것이냐”며 불통을 터뜨렸다. -
서대석 두레현대1차관리사무소장은 “우리 아파트 학부모들이 방학이지만, 돌이 떨어지는 놀이터 등에는 아이들이 놀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오죽하면 주민 안전을 위해 안전모를 구매해 줄 것을 관리사무소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최근 관리사무소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이런 돌이 튈 정도면 작업자들이 굉장히 위험한 상황으로 우리도 참 당황하고 의아스럽다. 외부인이 절대 들어갈 수 없는 통제가 정확하게 돼 있는 현장에서 돌이 날아온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이어 “현장에서 발파 관리자가 다 같이 보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주장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주민들이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로 돌이 날아온다고 하니 발파작업 시 인원을 배치해 안전요원의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동대표 회장이 요구한 안전모 지급에는 난색을 표명했다.
앞서 지난해 건설현장에서 돌이 날아와 현대두레1단지 106동 8층 세대 방충망을 뚫고 창틀에 박힌 사고가 있었고, 아파트 어린이놀이터는 어린이들이 놀지 못한 지가 오래됐다. 아파트 착공 후 공사 현장에서 날아온 크고 작은 돌 수십 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
호반건설이 시공하는 천안 일봉산 아파트는 지난해 문화재 발굴과 산을 깎아내는 과정에 잦은 토사 유출에 이어 공사 현장에서 암반 발파‧암반파쇄기(뿌레카)를 이용해 돌을 깨는 과정에서 인근 아파트로 크고 작은 돌이 13m 방음벽을 넘어 60~70m 거리에 떨어지면서 주민들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공사는 발파작업과 뿌레카 작업이 올해 6월까지 진행할 예정이어서 인근 주민들과 갈등은 더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봉산공원㈜이 시행하고 호반건설이 시공하는 천안 일봉산 공사현장은 1737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기 위해 터 파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건설현장 인근에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현대두레1단지, 신동아, 현대 2‧3차, 더쉴아파트현대두레2단지, 성지아파트 등 7개 아파트와 초등학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