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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충북지사가 이시종 전 지사의 최대 업적인 세계무예마스터십을 계승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김 지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지사님을 존경한다”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그분의 성실성과 겸손함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치켜세웠다.하지만 김 지사는 “이 전 지사께서 그토록 관심과 열정을 쏟아부은 무예마스터십을 계승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다 저의 능력 부족으로 생긴 일”이라고 덧붙였다.김 지사의 이 같은 언급은 세계무예마스터십과 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 등을 열어온 사단법인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에 대한 중단 의사를 거듭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민선 5∼7기 충북도를 이끌었던 이 전 지사는 2017년 청주에 WMC를 만들었고, 2016년 청주와 2019년 충주에서 세계무예마스터십을 개최했다.올해 도가 지원하는 무예 관련 예산은 WMC 16억 3930만 원이다. 이곳에 도청 직원 2명이파견돼 근무하고 있다.김 지사는 지난 25일 간부회의를 통해 “도 재정 능력과 도민 공감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도가 중심이 돼 무예마스터십을 이끌어 가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예산과 인력 지원 중단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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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C는 유네스코 상임기구 지위를 얻은 데 이어 국제경기단체에 가입하는 등 국제적 위상을 키워왔지만 예산 낭비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왔다.김 지사는 “그동안의 예산과 인력의 투입, 그리고 공과에 대해 엄격히 분석·평가해 과오나 예산 낭비가 있었는지 명백하게 밝혀 도민들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앞으로 도가 만약 예산과 인적 지원을 중단하면 WMC는 스스로 존립을 위한 자구책을 모색해야 한다.일각에서는 유네스코 상임자문기구 승인,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회원 가입 등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은 기구임에도 공론화 과정 없이 지원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이와 관련, WMC 위원장인 이 전 지사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WMC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전통무예진흥법 전부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