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불공정’·‘자기사람심기’ 등 구태 정치 버려라”
  • ▲ 박덕흠 의원이 당원명부 유출과 관련해 지난 21일 충북도당에서 괴산군수 후보 부인 A 씨로부터 바짓가랑이를 붙잡히는 봉변을 당하고 있다.ⓒ뉴시스
    ▲ 박덕흠 의원이 당원명부 유출과 관련해 지난 21일 충북도당에서 괴산군수 후보 부인 A 씨로부터 바짓가랑이를 붙잡히는 봉변을 당하고 있다.ⓒ뉴시스
    최근 국민의힘 충북도당의 6‧1지방선거 후보 공천갈등은 대선 승리에 도취‧집착한 나머지 ‘오만’으로 가득해 보인다. 그러지 않고서는 공천갈등이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국민의힘 충북도당의 공천갈등은 ‘경선 불공정성’, 4명의 국회의원 분열, 즉 ‘정우택 도당위원장 대 반(反)정우택(이종배·박덕흠·엄태영)’으로 두 쪽이 난 것, 그리고 소위 힘 있는 국회의원 등의 ‘자기 사람 심기’를 하려다 뒤탈이 나면서 분열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 후 분위기가 최고조로 높아졌다. 지방선거는 쉽게 이길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불공정 공천에 반발한 경선 후보들이 탈당과 함께 뛰쳐나가면서 그리 쉽게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가장 먼저 김영환 전 과기부 장관의 충북지사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시작됐다. 

    정우택 의원(도당위원장 겸 공관위원장)은 박경국 전 행안부 1차관을, 이종배·박덕흠·엄태영 의원은 김 전 장관을 지원하면서 충북도당은 두 쪽으로 쫙 갈라졌다. 급기야 충북도청 서문 앞에 근조화한까지 진열됐다. 

    결국 김 전 장관이 충북지사로 공천이 확정되자 정 위원장 사퇴까지 거론하며 박 의원을 중심으로 반격을 시작했다. 이들의 갈등은 선거가 끝나더라도 좀처럼 회복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상처의 골’이 깊다. 마치 서로 총을 겨눈 채 내려 놓지 않으니 언제 총알이 날아올 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어 영동군수 후보였던 정일택 전 영동부군수가 탈당과 함께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불공정 공천이 눈에 보였다”고 했다. 

    박세복 군수가 민주당 소속인 재선의 정구복 군수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지만, 불출마 선언으로 이번 선거는 자칫 국민의힘 후보 분열로 민주당에 영동군수 자리를 되레 빼앗길 우려를 낳고 있다.  

    괴산군수 선거는 가관이다. ‘한 지역 3회 이상 낙선자 공천 배제’ 원칙이 무너진 데다 ‘당원명부 유출’에 경선 후보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결국 중앙당 공관위가 송인헌 예비후보를 공천하자 경쟁 후보 2명이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대로 선거를 치른다면 이차영 군수에게 ‘재선의 영광’을 그대로 갖다 바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덕흠 의원은 지난 21일 도당에서 당원명부 유출과 관련해 괴산군수 후보 부인 A 씨로부터 바짓가랑이를 붙잡히는 봉변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국민의힘 방침대로 경선을 공정하게 하면 오히려 선거에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불공정 시비도 없앨 좋은 기회였지만, 역시 ‘구태 공천’에서 벗어나지 못해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콩가루 당’으로 전락했다.

    공천 갈등의 종지부를 찍고 지방선거를 축제로 만드는 것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 ‘불공정’에서 ‘불’자를 빼내고 뼈를 깎는 노력과 함께 자기 사람 심기 등 구태정치를 버리면 된다. 

    가장 먼저 국회의원 4명이 자기 사람을 심고 싶은 욕심부터 버려라. 그리고 정우택 의원과 이종배‧박덕흠‧엄태영 의원은 20대 대선에서 원팀으로 빼앗겼던 대권을 찾아왔던 그 모습을 지방선거에서도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그 반대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혁신과 개혁 공천을 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자명하다. 대한민국 정당 역사상 늘 패배하고 나서 땅을 치고 후회해왔다는 사실이다. 

    해법은 간단하다. 국민의힘의 중앙당과 도당에서 정한 ‘룰’대로 공정하게 관리만 하면 된다. 안타깝게도 너무 쉬운데 그것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