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재 “충북도, SOC에만 집중”·홍철호 “신규창업 기업 1년에 얼마나 만났나”
  • ▲ 16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충북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도정 현안 설명 뒤 질문에 앞서 생각에 잠겨있는 이현재 의원(가운데)과 강훈식(이 의원 왼쪽)·홍철호 의원(이 의원 오른쪽).ⓒ박근주 기자
    ▲ 16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충북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도정 현안 설명 뒤 질문에 앞서 생각에 잠겨있는 이현재 의원(가운데)과 강훈식(이 의원 왼쪽)·홍철호 의원(이 의원 오른쪽).ⓒ박근주 기자

    충북이 사회간접자본(SOC) 중심 하드웨어 구축 노력 못지않게 소프트웨어 확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충북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참석 국회의원들은 충북의 전국대비 4%경제 육성을 위한 기업 투자유치와 기관 유치 과정에서 SOC건설에 대한 의욕만 내세울게 아니라 입주기업들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현재 의원(자유한국당·경기 하남)은 “충북도는 SOC와 같은 하드웨어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 있다”며 “기업이 들어오고 난 뒤에는 교육과 생활환경 등 소프트웨어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기업들이 입주하면 다 됐다고 생각하지만 이들이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충북도가 이런 부분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충북 출신으로서 동료의원들에게 얼굴 들기가 부끄러울 정도였다”며 “청주 호텔에서 투숙했는데 머리를 말리는 헤어드라이어가 작동이 안 돼 어처구니가 없었다. 다른 의원은 온수가 나오지 않아 괴로웠다고 하더라”고 지역 기반 시설에 대한 경험담을 털어놨다.

    홍철호 의원(자유한국당·경기 김포시을)도 “하드웨어보다 정주여건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한다”며 “신규 창업이나 이전 기업을 1년간 얼마나 만났나”라며 이전 기업 고충 이해에 대해 이 지사에게 물었다.

    홍 의원은 “지금 기업유치에만 신경 썼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정주여건 개선에 대해서는 노력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가 시행하는 최저임금제에 대한 생각도 밝혀 달라”며 “지방에서 최저임금으로 득을 볼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일선 기업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홍 의원은 “일본의 경우 후생성에서 최저임금에 대한 가이드라인만 정해주면 (그 범위 내에서)지자체가 알아서 최저임금을 정해 시행한다”며 “도지사협의회에서도 정부에 대해 이 부분을 지적한 적이 있나”고 물었다.

    홍 의원은 “왜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최저임금 합의를 위해서는 노력하지 않는”라며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는 데는 이런 요소 때문에 한계에 직면하게 되고, 인건비가 높아지면 굳이 지방으로 기업을 이전해도 혜택이 없어지는데 도지사들은 왜 (지방이)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데도 분노하지 않나.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이 부분을 대통령에게)강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훈식 의원(더불어민주당·아산을)은 “충북의 혁신도시가 잘 되고 있나”라며 “태생적으로 혁신도시는 정주여건을 만드는 게 어렵다. 어떻게 개선해 나갈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혁신도시는 영 수준에서 만들어야 한다”며 “현재 혁신도시에 연구소 10곳을 유치했고, 여러 생활 여건을 개선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현재 전국 혁신도시 입주기관 가운데 충북혁신도시 입주 기관의 출퇴근 비율이 가장 높다”며 “이를 심각하게 고민해 개선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이들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지역에서는 충북도는 속만 태우고 있다.

    충북도는 현재 충북혁신도시뿐만 아니라 오송역 활성화를 위한 정주여건 개선에 힘을 모으고 있지만 지역의 총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기업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교육분야에선 이들 지역 입주기업과 기관 관계자들이 명문고 설립을 원하고 있지만 김병우 교육감의 평준화 정책에 막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오송과 청주, 혁신도시 입주 기업이나 기관 직원들의 자녀들이 인근 세종시로 향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전 기관 가족들이 요구하는 문화 쇼핑시설 유치에도 애를 먹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주장하는 일부 단체들의 반대로 대형유통업체들이 인근 세종시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서다. 최근 오송 입지를 원하던 C유통업체가 대표적인 예다.

    오송 투자를 결정했지만 지역의 반대에 부딪히자 여건이 좋은 세종시로 지체없이 뜬 것.

    인근에 피해를 줄 만한 전통시장이 없지만 대형유통업체에 거부감을 갖는 지역 정서가 막연히 이들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 대형 쇼핑몰이 상품만 파는 과거의 기능에서 지금은 다양한 문화센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얽히면서 지역의 대표적 신흥 경제지역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고, 더 나아가 인재 유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프트웨어 확충하라.”

    이번 국감이 지역에 던진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