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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복합치유센터’ 입지 결정이 앞두고 충북도의회의 ‘일방적 편들기’에 후유증이 우려된다.
15일 충북도에 따르면 정부는 소방복합치유센터 최종 후보지를 16일 발표할 예정이다.
소방복합치유센터는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각종 육체적·정신적 위험에 노출된 4만여 소방관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300병상 12개 진료과목을 둔 대형병원으로 설립된다.
전국 공모에 들어간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에는 당초 전국 62개 지자체가 경쟁에 나섰고, 충청권에서도 충북에서는 청주시와 진천·음성군이, 충남에서는 예산과 홍성군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다만 중간에 진천군이 음성에 입지 지역을 양보하면서 충북 혁신도시가 급부상한 상황이다.
진천군은 송기섭 군수가 같은 생활권인 진천·음성 혁신도시 입지를 위해 음성군에 양보하고, 공동으로 유치를 위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음성군은 중부 4군 지역에 이렇다할 종합병원이 없고, 혁신도시의 정주여건 완성을 위해서 소방복합치유센터가 반드시 위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음성군 외에 진천·괴산·증평 등의 인근 지자체까지 합세해 반드시 종합병원 성격의 소방복합치유센터가 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주시도 흥덕구 석소동 일원 시유지에 소방복합치유센터를 유치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토의 중앙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경부·중부고속도로가 이곳을 지나고 있어 신속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KTX경부선과 호남선이 교차하는 오송역이 인근에 위치, 경쟁력에서 전국 어느 자치단체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충북도내 지자체간의 유치전에 도의회가 난데없이 끼어들어 음성혁신도시를 지지하면서 모양새가 어색해졌다.
충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가 청주시가 양보하고 혁신도시 중심의 중부권에 힘을 실어주자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음성 지역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건설소방위원회는 지난 12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접근이 용이하고, 자연경관이 수려한 충북 혁신도시에 ‘소방복합치유센터’가 건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북도내 11개 시군에 대해 평등한 입장을 견지해야 할 도의회가 일방적으로 한 쪽을 지원하자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특히 건설소방위원장은 진천이고, 음성과 괴산 출신이 다수인 반면 청주 출신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애초 이수완 위원장이 성명을 발표한 뒤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지역 도의원과 시의원들은 이러한 건설소방위의 일방적 편들기에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구 박상돈 의원(청주7)은 “도의회 내에서 ‘소방복합치유센터’를 혁신도시에 입지하도록 하자는 어떤 논의도 있지 않았었다”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충북도내 전 지자체에 걸린 사안을 도의회 차원에서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고 내보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11대 충북도의회가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어처구니없는 사건을 만들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복수의 지자체에 걸린 문제를 단 한 번의 논의도 없이 한 곳에 몰아주는 식으로 도의회가 편들기 경쟁을 벌인다면 광역의회라고 할 수 없다”며 “이는 의회가 아닌 하나의 이익단체 수준에 불과하다”고 비판에 나서기 시작했다.
집행부인 충북도는 이와 관계없이 두 지역 각자의 장점 살린 전략으로 반드시 충북도에 소방복합치유센터를 유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