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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참사가 빚어진 충청북도 제천을 찾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이 참사의 구조는 본질적으로 세월호 사고와 같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정권담당능력에 의문을 던졌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성탄절인 25일 오전부터 화재참사가 일어난 충북 제천을 찾았다.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제천체육관을 먼저 찾은 홍준표 대표는 헌화한 뒤 묵념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일부 유가족이 "술도 한 잔 올리고 절도 좀 올려달라"고 요구하자, 선선히 "알겠다"며 돌아서서 분향한 뒤, 술을 한 잔 올리고 재배(再拜)를 이끌며 유가족들의 한을 달랬다.
홍문표 사무총장과 장제원 수석대변인, 박덕흠·이종배·권석창·김명연·전희경·강효상 의원 등 함께 분향소를 찾은 전원이 일동 재배하자, 유가족들은 "어디 가서도 이렇게 하시면 사고가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방명록에는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 죄송하다'고 기재했다. '죄송하다'는 의미에 대해 홍준표 대표는 "연말연시가 되면 대한민국이 늘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죄송하다고 쓴 것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긴장을 하고 사전에 대비를 해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표는 경남도지사 재임 시절을 회고하기도 했다.
홍준표 대표는 "내가 경남지사를 할 때에는 연말연시에 화재참사가 지방에는 늘 있었기 때문에 소방점검을 철저히 했다"며 "재래시장과 고층건물의 소방점검을 특히 철저히 해서, 4년 4개월 동안 경남에서 건물에서 불이 나 사람이 죽은 일이 하나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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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분향소에 뒤이어 하소동 화재참사 현장을 찾은 홍준표 대표는 깨지고 그을린 건물을 바라보며 한동안 말문을 잃었다.
건물이 특별히 규모가 크거나 층고가 높은 게 아니라, 2층에서 뛰어내렸더라면 모두가 살 수 있는 높이였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표는 현장을 보자마자 "어떻게 이 작은 건물에서 수십 명이 목숨을……"이라며 채 말을 잇지 못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 2층에서 20명의 사상자가 났다는 게 상상하기도 어렵다"며 "매트리스가 없더라도 2층에서 뛰어내리면 사람이 죽지는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권석창 의원이 "천 명 가까운 사람들이 지켜보며 2층에서 사람들이 나타나서 손을 흔들자 유리창을 깨달라고 했는데도 못 깼다는 게 안타까운 점"이라고 설명하자, 홍준표 대표는 "세월호 사고도 TV를 통해 배가 기울어지는 것을 보고 있는데도 구명정이 구명활동을 못했다"며 세월호 사고에 빗대 "이런 참사가 일어나게 방치하는 것은 정권담당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정권에서 당시 야당이 정쟁 소재로 활용했던 세월호 사고가 언급되자 박덕흠 의원은 "현장대응이 늦은 게 세월호 (사고)랑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고, 홍준표 대표도 "세월호와 똑같은 사건"이라며 "세월호 사고와 한 번 비교해보라. 똑같다"며 재차 강조했다.
다만 홍준표 대표는 현 집권세력인 당시 야당처럼 사회적 참사를 정쟁 수단으로 활용할 생각은 없다고 전제하면서, 향후 국회에서 이 정권의 참사 사전대비가 어떠했으며 재발방지대책이 있는지를 강력히 문제제기해나갈 뜻을 예고했다.
홍준표 대표는 화재참사 현장방문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이것을 세월호정권처럼 정쟁에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국회에서 제천참사의 원인과 책임소재, 대책, 세 가지에 철저하게 중점을 두고 짚어서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나아가 "이 정부가 출범하면서 '재난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했는데, 정치보복이나 정권을 잡았다고 축제하는데 바빠서 소방점검·재난점검을 전혀 안했을 것"이라며 "과연 정권담당능력이 있느냐"고 다시 한 번 매섭게 추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