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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옥산면의 한 하천 둑에서 알몸으로 살해된 채 발견된 꽃다운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30대 용의자가 20일 경찰조사 결과 “주변에 자신을 험담하고 다녀 화가 났다”며 범행동기를 털어놨다.
경찰에 따르면 평소 알고 지내던 A씨(22)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30대 용의자 B씨(32)를 긴급 체포했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강력팀을 동원해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과 유족 진술, 통화내용 조회 등을 통해 숨진 A씨와 잘 알고 지내던 B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 끝에 20일 새벽 1시 10분쯤 강원도 속초의 한 숙박업소에서 B씨를 붙잡았다.
B씨는 자신의 여자친구와 가까운 사이인 A씨가 평소 자신에 대해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문제로 다투다가 둔기로 때려 숨지게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B씨는 지난 18일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장남천 둑 인근 밭에서 A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나체 상태로 밭에 유기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2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한 결과 A씨는 머리 손상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1차 소견을 내놨고 성폭행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밝혔다.
B씨는 A씨가 숨지자 풀숲으로 시신을 유기한 후 사건은폐를 위해 스마트폰과 지갑 등을 챙겨 달아났으나 검거된 후 경찰이 B씨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A씨의 스마트폰과 지갑을 찾았다.
또한 숨진 A씨가 발견된 하천 둑 부근에서 A씨의 것으로 보이는 혈흔이 뭍은 둔기도 찾아냈다.
경찰은 B씨의 진술과 증거물을 바탕으로 자세한 범행 동기와 범행 수법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빠르면 이날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숨진 A씨는 지난 19일 아침 6시 40분쯤 마을주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발견 당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 상태로 들깨 밭에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었으며 머리에는 맞은 것으로 보이는 심한 상처가 나있었다.
들깨 밭과 농로 곳곳에서는 이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핏자국이 발견됐으며 도로에 남겨진 혈흔을 모래로 지우려고 한 흔적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당시 주변에는 숨진 A씨가 입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원피스와 속옷 등 옷가지가 발견됐으나 휴대전화와 지갑 등 신분 확인이 가능한 소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숨진 A씨의 얼굴이 열상과 피멍 등 함몰될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점을 들어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지문감식 등을 통해 A씨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A씨의 주거지는 청주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돼있었고 일정한 직업 없이 가족과 떨어져 청주에서 혼자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