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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하루동안 300mm의 폭우가 내려 청주를 비롯한 충북지역이 물난리인 가운데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해외로 출국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18일 도의회에 따르면 행문위소속 김학철(한국당 충주1)·박봉순(한국당 청주8)·박한범(한국당 옥천1)·최병윤 의원(민주당 음성1)이 이날 해외로 출국했다.
당초 이들과 함께 출국할 예정이었던 이언구 의원(한국당 충주2)도 방문단에 포함됐으나 이날 출국 전 수해 등을 고려해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출국 인원은 의원 4명, 사무처 3명, 관광항공과 1명 등 모두 8명이다.
이들은 ‘관광테마 발굴’을 목적으로 이날부터 오는 27일까지 남프랑스와 북이탈리아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며 도비와 자부담을 포함해 모두 4793만원의 경비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주 가경동과 강서1동이 지역구인 박봉순 의원의 경우 지난려 16일 폭우로 가경천이 범람하고 터미널 지하차도 등 곳곳이 침수 피해를 입은 지역이어서 비난의 수위가 극에 달했다.
한 시민은 “참 어처구니가 없다. 도민들은 수해복구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등 수재민들에게 힘을 보태주고 있는 상황에서 민의의 대변자라는 사람들이 물난리가 났는데 한가하게 해외여행을 간 것은 제정신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도의회 관계자는 “이번 해외 방문은 지난 3월에 예정됐었으나 탄핵정국으로 연기된 후 지난 5월쯤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들이 해외로 떠난 이날 김양희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들과 사무처 직원 50여명은 청주 오송 농가와 모충동 주택가를 방문해 수해복구 지원에 나섰다.
김 의장은 현장에서 “16일 당일 폭우 피해지역을 긴급히 돌며 확인했지만 도내 전 지역이 입은 물적·정신적 피해에 비하면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전시와 같은 비상사태를 맞아 수재민으로서 피해 주민들이 겪고 있는 아픔들이 빠른 시일 내 해소돼 다시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국민적 도움의 손길이 계속 이어지길 간곡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시와 같은 비상사태를 맞았다고 평가한 김 의장이 동료 의원들의 출국을 만류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