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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대 유엔사무총장 선출 과정이 진행되는 등 반기문 현 유엔사무총장의 퇴임이 초읽기에 들어서면서, 퇴임 이후의 역할을 놓고 오히려 국내외의 관심이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함께 자리한 반기문 총장을 향해 퇴임 후의 계획에 대해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일 시진핑(習近平) 중화인민공화국 주석과 함께 반기문 총장에게 파리 협정 비준서를 전달하기로 돼 있었는데, 행사가 시작되기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반기문 총장에게 "퇴임이 다가오는데 (퇴임 후에는) 무엇을 할 계획인가"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이에 반기문 총장은 "회고록을 쓰려고 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을 가리켜 "당신이 코펜하겐에서 기후 변화 문제에 관해 리더십을 발휘한 부분이 그 (회고록)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반기문 총장은 두 사람 간의 대화를 듣고 있던 시진핑 주석에게로 고개를 돌려 "사려 깊고 담대한 비전을 가졌다"며 "지속가능한 발전 의제에서 역사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추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 협정 비준서 전달식을 앞둔 자리였기 때문에 3자가 서로 간의 덕담과 립서비스를 주고받는 것은 딱히 부자연스러운 상황은 아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후'를 화제로 꺼낸 것은 의미심장하다. 반기문 총장의 우리나라 대권 도전 여부가 미국 정가에서도 회자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편 다음 주 추석 연휴 기간에는 국내 정치권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민심이 귀부(歸附)하는 곳을 찾아 태평양을 건넌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더불어민주당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 등 원내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은 오는 12일부터 5박 6일 간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이들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6·25 참전용사가 묻혀 있는 알링턴 국립묘역을 참배하고, 폴 라이언 미국 하원 의장과 회동하는 등 의회 차원에서의 외교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뉴욕으로 건너가는 정세균 의장과 3당 원내대표는 반기문 총장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 최고위급 관계자들이 차기 대권의 향배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굳건히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인사와 대면하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의 계획을 직접 물어본 것에 이어, 고국의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가 찾아와 회동하는 등 '그림'이 상서롭다"면서도 "대기권에 진입한 우주선이 마찰열을 견뎌내야 하듯이, 국내 정치권의 경계에 진입할수록 견제구도 극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