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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충청권의 맹주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전격 예방하며 스스로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강하게 지피고 있다.
반 총장은 28일 숙소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머물며 가족모임과 건강검진 등 개인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오전 사전 예고 없이 김 전 총리의 자택을 방문했다.
이날 반 총장은 가족들과 오찬을 한 후 기자들에게 “(김 전 총리를)인사차 방문했다”며 “김 전 총리께서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열심히 마지막까지 임무를 잘 마치고 들어와라는 격려의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김 전 총리는 기자들에게 “우린 비밀 얘기만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방한한 반 총장은 제주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국가 통합을 위해 사심을 버리는 지도자가 나와야 된다”며 대권도전을 시사했지만 다음날 “확대해석하지 마라”며 신중론을 펼쳤으나 이날 김 전 총리와의 만남으로 대권행보를 공식화 했다는 여론이다.
특히 김 전 총리는 그동안 ‘충청 역할론’을 강조해 온 터라 반 총장과 다음 대권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 총장은 외교부 근무 시절부터 김 전 총리와 친분을 쌓았으며 중요한 사안 등에 대해 김 전 총리의 조언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반 총장은 가족들에게 “일체 언론에 대응하지 말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반 총장의 숙소에 와있던 모친 신현순 여사 등 가족들은 호텔을 들고나는 과정에서 인사만 할뿐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 아무런 언급이 없어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 했다.
지역 정가는 방한 후 긴박하게 진행되는 반 총장의 대권행보를 크게 환영하며 눈앞에 다가온 ‘충청대망론’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대권 도전을 시사한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은 당내의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기도 했고 같은 당 경대수 의원(증평·진천·음성)은 “새누리당이 빨리 정상화돼 반 총장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