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신입생 0명에서, 재학생 38명으로 위기 탈출김창규 제천시장, 통학버스 지원에서 1일 교사까지 나서
  • ▲ 제천 송학중학교 전경.ⓒ
    ▲ 제천 송학중학교 전경.ⓒ
    충북 제천 송학중학교 발전위위회가 2025년 8월 펴낸 ‘송학학교 살리기 백서’에서 김태원씨(송학학교 발전위원회 위원장)는 발간사 첫 구절을 이렇게 시작한다.

    “3년간의 일들이 번개처럼 지나갔다. 목이 메고 눈물이 흘러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일들도 많다~”

    3년 간 수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제천 송학중학교는 1971년 남녀 3학급으로 출발한 농촌의 작은 학교지만, 한 때 한 학년이 200여 명을 넘나들 정도였다. 23년 1월 50회까지 졸업생수가 6021명이었다.

    그러나 23년 졸업생은 단 2명에 그쳤다. 3년 연속 입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폐교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인구절벽에 이은 지역소멸, 학교 소멸이 제천 송학중학교에도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23년 6명이 입학, 기적이 일어났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송학중 전 교직원과 송학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송학학교발전위원회, 제천교육지원청, 제천시청이 ‘지금 지키면, 내일이 달라집니다’라는 기치아래 똘똘 뭉쳐 작은 학교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 ▲ 송학중학교 학생들이 주민들과 함께 플리마켓에 참여, 수익금을 독거노인들에게 기부하고 있다.ⓒ
    ▲ 송학중학교 학생들이 주민들과 함께 플리마켓에 참여, 수익금을 독거노인들에게 기부하고 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농촌학교에 다닌다는 서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송학중은 2024년~2028년 충북도교육청 지정 ‘찾아가고 싶은 농산촌 특색학교’에 선정됐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성과 성장 속도에 맞춘 개별화 교육과정, 자율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진로 체험, 그리고 지역사회와 연계된 공동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쓱(SCC) 꿈을 디자인하다’, ‘우리들만의 리그’, ‘세대공감 수채화’. ‘글로벌 리THE 프로젝트’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교육 혁신의 현장을 만들고 있다.

    3학년 박은비 학생은 “송학중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 오히려 장점이 많은 학교다. 지역 어른들과 삼겹살 파티도 같이하고, 전교생이 일본으로 체험학습을 함께 다녀 왔다”며 “농촌 소규모 학교라서 느끼는 소외감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가수로의 꿈을 키워 가고 있는 은비양의 동생인 은별양(송학중 2)은 “어려운 것이 있어도 선생님들과 언니들이 다 알려주고, 애들과 싸워도 금방 화해하고 잘 지내는 것이 좋다”며 학교 생활에 만족감을 표했다.

    송학중은 2025년에는 만학도 김모씨(여·77)에게 오랜 세월 품어온 배움에 대한 열망을 이루기 위한 기회도 열어 주었다.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배우는 학교의 의미를 더욱 깊이 새기게 했다. 팔순을 목전에 둔 만학도는 한 번도 결석한 적이 없는 모범학생으로 학교와 지역사회 간의 가교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 ▲ 25년 송학중학교 입학한 만학도 김모씨(78.여)가 동료학생들과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 25년 송학중학교 입학한 만학도 김모씨(78.여)가 동료학생들과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제천시의 정책적 행정적 지원도 송학중학교 살리기에 한 몫 했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송학중학교 살리기 운동을 단순히 송학중학교의 문제로 보지 않고 제천, 더 나아가 충북, 우리 나라 전체의 농어촌 문제로 인식하고 문제해결에 적극 동참했다.

    송학중학교 발전위원회 임원들과 소통하며 방법을 연구한 끝에 제천시내에서 송학중학교까지 등하교 할 수 있는 통학버스 비용을 5년간 지원하고 있다.

    김 시장은 또 학생들을 위해 1일 교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2023년에 이어 2026년 1월에도 학생들에게 가난한 학생이 외무고시에 합격해 세계 곳곳을 누비며 외교관으로 살아온 이야기, 제천시장으로 시민들과 함께 제천의 부흥을 일구고 있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다.

    제천시 뿐만 아니라 농업기술센터, 제천 인재육성재단도 송학중학교 살리기에 동참했다.

    인재육성재단에서는 매년 입학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농업기술센터는 농촌 중심지 활성화 사업으로 ‘지역 아동 돌봄센터’를 만들어 송학초등학교와 송학중학교 학생들이 사용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지역내 강천사 지광스님을 비롯 식당사장, 장례식장 사장들도 송학중학교 살리기에 앞장섰다. 올해에는 제천 송학감리회에서 장학금을, 제천 농협에서는 신입생 전원에세 가방을 선물로 내놓았다.

    2026년 송학중학교의 입학생은 12명이다.

    송학중학교 김덕진 교장 선생님의 각오를 통해 ‘학교 살리기가 인구절벽 시대에서 지역소멸의 위기 탈출의 해법’이 될 수 있음을 가늠해 본다.

    “송학중학교는 전 교직원이 학생들의 꿈과 목표에 맞춘 교육과정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끊임없이 지역주민과 소통하며 교육청, 시청 등과 머리를 맞대 송학 교육공동체를 발전시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