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네트워크 모델 기반 ‘약물 내성 암세포 민감화’ 핵심 유전자 예측KAIST 연구진 “암·당뇨 등 난치성 질환 치료 가능성 열어”
  • ▲ KAIST 연구팀이 개발한 내성 암세포 민감화 유전자 예측 기술 개념도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AIST
    ▲ KAIST 연구팀이 개발한 내성 암세포 민감화 유전자 예측 기술 개념도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AIST
    암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항암제에 대한 암세포의 내성이다. 내성 암세포를 제거하는 기존 접근법은 오히려 더 강한 내성을 유도하는 한계가 있었다. KAIST 연구진이 내성 암세포를 다시 약물에 반응하게 만드는 핵심 유전자를 자동으로 예측하는 컴퓨터 기반 방법론을 개발해 주목된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화학공학과 김현욱 교수와 김유식 교수 연구팀이 인체 대사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대사 네트워크 모델을 이용해 항암제 내성 유방암 세포를 약물에 민감화시킬 수 있는 유전자 표적을 예측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암세포의 대사 변형이 약물 내성 형성에 관여하는 주요 특징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대사 네트워크 모델 기반으로 내성 암세포의 대사를 조절해 약물 반응성을 높일 수 있는 유전자 표적을 찾아냈다.

    독소루비신(doxorubicin)과 파클리탁셀(paclitaxel)에 내성을 지닌 MCF7 유방암 세포주 단백체 데이터를 활용해 세포별 대사 네트워크 모델을 구축한 연구진은 유전자 낙아웃(결실)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내성 암세포를 다시 항암제에 반응하도록 만들 수 있는 유전자를 예측했다.

    그 결과, 독소루비신 내성 세포에서는 GOT1 유전자, 파클리탁셀 내성 세포에서는 GPI 유전자, 두 약물 모두에 공통으로는 SLC1A5 유전자가 표적으로 선별됐다.

    실제로 예측된 유전자를 억제했을 때, 내성 암세포가 항암제에 다시 민감해지는 효과가 실험적으로 검증됐다. 더불어 다른 유방암 세포에서도 같은 유전자 억제 시 일관된 약물 반응 회복 효과가 확인됐다.

    김유식 교수는 “세포 대사는 감염병, 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번에 개발된 대사 조절 스위치 예측 기술은 약물 내성 유방암 치료를 넘어, 치료제가 없는 다양한 대사 질환에도 적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욱 교수는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최소한의 실험 데이터만으로 내성 암세포를 다시 약물에 반응하게 만들 수 있는 핵심 유전자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 방법론은 다양한 암종과 대사 관련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표적 발굴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임진아 박사과정생과 정해덕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다학제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6월 25일 자 온라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