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청송·영덕·영동까지 산불 확산…산림청·소방청 ‘초비상’초속 30m 강풍 속 재소자 3500명 대피…국가유산도 ‘심각’ 경보
  • ▲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산39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현장이다.ⓒ산림청
    ▲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산39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현장이다.ⓒ산림청
    전국 곳곳에 산불이 번지며 국가 차원의 초비상 대응 체제가 가동되고 있다. 

    산림청(청장 임상섭)은 25일 오후 4시, 전국 모든 지역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충북 옥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다시 살아나고, 안동·청송·영덕 등지로 확산하는 가운데, 고운사와 하회마을 등 국가유산도 불길에 위협받고 있다.

    지난 23일 충북 옥천에서 발생해 영동으로 번졌던 산불이 사흘 만에 다시 불붙었다. 충북도 등에 따르면 25일 오후 3시 25분쯤, 영동군 용산면 부상리 야산에서 불길이 관찰됐다. 

    이 지역은 앞서 옥천군 청성면 조천리에서 시작된 산불이 번졌던 곳으로, 이번에도 강한 바람에 의해 재발화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는 초속 8~10m의 강풍이 불어 헬기 투입이 불가능해, 충북도는 산불진화대 70여 명을 포함한 120여 명의 인력과 장비 10여 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기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한 차로가 통제됐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지로 번지며 대형산불로 확산 중이다. 

    소방청은 올해 첫 ‘대응 3단계’를 발령했고, 태풍보다 센 초속 30m의 강풍이 불씨를 사방으로 흩뿌리며 진화작업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과 인근 지역까지 산불이 번지면서 주민 대피령도 속속 내려지고 있다.

    안동에서는 천년고찰 고운사가 불에 탔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에도 불길이 가까워지며 국가유산청은 국가 문화유산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국립경북대학교 안동캠퍼스에도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재소자 3500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비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산불위기경보가 ‘심각’으로 상향된 지역에서는 공무원(직원)의 △4분의 1 이상과 공익근무요원 △2분의 1 이상이 배치·대기 중이며, 군부대는 사격훈련을 자제하고 입산통제구역의 입산허가도 중단된다.

    이용권 산림재난통제관은 “고온 건조 날씨로 전국적으로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강한 바람으로 작은 부주의가 대형산불로의 확산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산림청은 지자체 및 소방, 군부대, 경찰, 기상청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산불로부터 산림을 보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