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금석 A2, 123개 무량판 중 101개 ‘빼먹어’충남도청이전 신도시 RH11·무량판 331개 중 12개 ‘철근 누락’아산탕정·공주월송, 철근 누락 원인 개수 ‘조사 중’
  • ▲ 지난 4월 붕괴된 GS건설이 시공중인 인천 검단아파트 단지. GS건설은 해당 아파트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했다.ⓒYTN 뉴스 캡처
    ▲ 지난 4월 붕괴된 GS건설이 시공중인 인천 검단아파트 단지. GS건설은 해당 아파트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했다.ⓒYTN 뉴스 캡처
    가장 안전하고 튼튼해야 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단지에서도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이 됐던 무량판 구조 ‘철근 누락’이 전국 15개 단지에서 적발돼 총체적 부실공사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중 충청권에서는 △충남도청 이전신도시 △음성금석 A2 △공주 월송 A4 △아산탕정 2-A14 등 4개 단지가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음성금석은 123개 중 101개의 철근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슬래브를 지지하는 구조로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보강 철근을 반드시 넣어야 하는데 철근을 적게 넣어 GS건설이 시공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붕괴원인이 됐다.

    31일 국토부가 91개 LH 단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철근 누락이 발견된 15개 단지 중 10곳은 설계, 5곳은 시공상 결함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전수조사 결과 충청권에서 적발된 15개 LH 단지는 충남도청이전신도시 RH11(임대, 대림건설), 음성 금석 A2(임대, 이수건설), 공주 월송 A4(임대, 남영건설), 아산 탕정 2-A14(임대, 양우종합건설)가 각각 적발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단보강이 필요한 무량판 기둥 개수가 가장 많은 단지는 아산 탕정 2-A14로 362개 기둥에서 보완점이 발견됐고, 공주월송 A4에서는 345개가 보강 대상으로 파악돼 입주예정자 등의 반발 등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입주 중인 충남도청이전 신도시 RH11은 무량판 전체 331개 중 12개의 철근이 빠졌고, 계획변경구간의 계산 누락으로 슬래브 보완에 1억6000만 원을 들여 31일까지 공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입주가 완료된 음성금석 A2는 123개 무량판 중 101개가 빠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단지는 착공도서(상세도)가 누락됐고 기둥을 신설하는 등의 슬래브보완에 6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완작업에만 다음 달 30일까지 공사를 해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주 월송 A4(입주 완료)는 단순누락으로 파악된 가운데 무량판 345개 중 정확한 철근 개수와 누락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단지는 보강 및 비용은 아직 산출되지 않은 상태이며 보강에만 60일(9월 30일)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했다.

    철근 단순누락으로 파악된 아산탕정 2-A14(입주 완료) 단지는 무량판 361개 중 철근 누락을 조사하고 있고, 보강 및 비용은 산출되지 않은 가운데 다음 달 30일까지 보강작업을 할 예정이다.  
  •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전국 LH 아파트 단지 무량판 구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박정환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전국 LH 아파트 단지 무량판 구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박정환 기자
    LH는 철근 누락 등 문제가 발견된 아파트 단지에 대해 지하주차장 내에 기둥을 추가로 시공하거나 기존 기둥에 하중 지지 시설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적 인지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현장에서 철근 누락이라는 전대미문의 조사 발표가 되자 충청권은 단지 대부분 입주가 완료됐거나 입주 중이어서 철근 보완공사 및 보상 등을 놓고 입주자들의 반발 등 큰 파장이 예상된다. 부실시공의 책임소재를 놓고 LH와 시공사, 설계사, 감리사 간의 분쟁도 불가피하게 됐다. 

    이날 국토부가 공개한 철근 누락단지는 경기 남양주별내, 오산세교 등 수도권 8곳과 공주선운2, 양산사송 등 지방 7곳이며, 철근 누락의 원인이 된 시공사는 국내 건설사 시공 능력 13위인 DL 건설을 비롯해 대보건설, 동문건설, 삼환기업, 이수건설 등 인지도가 높은 중견 건설사들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LH 공공주택에서 안전에 힘을 쓰지 못한 것에 대해 가슴 아프다”며 “신속하고 완벽한 보강 조치를 진행해 부실 불량판구조가 한 군데도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이번에 문제가 된 LH 아파트는 지하주차장 상부에 건물이 없어 주거 부분에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 과거 관행적으로 있던 안전불감증, 부실시공 일체를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철저히 조치를 위해야 할 것”이라며 시공사에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원희룡 장관에게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를 전수조사하고, 즉시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국토부는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공기업 LH에서 철근 누락이 발생하자 “전국에서 민간 기업이 발주한 200여 곳의 단지를 대상으로 무량판 구조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서 책임을 물어야 하는 모든 관계자에 대해서는 수사와 고발, 법적 책임, 인사 조치를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