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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진모 청주서원구 당협위원장.ⓒ국민의힘 충북도당
율사출신인 김진모 전 검사장이 국민의힘 청주서원구 당협위원장으로 새로 선출돼 차후 그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20년 5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재직했으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불법 수수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가 구랍 28일 윤석열 정부의 신년 특별 사면·복권으로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김 전 검사장(사법연수원 19기)은 서울남부지검장 재직 시 소위 ‘우병우 사단’으로 불렸던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19기)과 정점식 전 대검 공안부장(20기), 전현준 전 대구지검장(20기)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뒤 사실상 적폐 청산 인사 차원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 받기도 했다.
특히, 과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채널 A 사건 등으로 곤혹을 치르면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자리로 좌천된 바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도 사법연수원 동기로서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권력자들을 위한 보직 자리었던 법무연수원이 어쩌다 무덤으로 불리게 됐을까?
현재는 검사들의 무덤이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자리는 원래 권력자들을 위한 보직이었다는 게 법조계의 정평이다.
1986년 11월 당시 권력 실세였던 박철언 전 의원을 검사장으로 승진시킨 뒤 마땅한 자리가 없자 전두환 정권은 법무연수원에 연구위원이란 검사장급 보직을 처음 만들었다. 박 전 의원은 청와대를 오가며 현직 검사장이란 명예와 정권의 실세로서 권력을 동시에 누렸다.
이후에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검사장급 고위 검사가 거치는 자리로 활용됐다.
2003년 노무현 정부는 송광수 검찰총장 내정자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냈다.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한 배려 차원에서다.
그 뒤로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검사장들의 승진 코스로 여겨졌다. 김병화 전 인천지검장은 2008년 3월 검사장 승진 직전까지 연구위원으로 근무했고 김강욱 전 대전고검장도 2012년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다 검사장으로 승진해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같이 차기 검사장들의 보직으로 주목 받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자리가 검사들의 무덤이 된 것은 2002년 이용호 게이트가 시작이었다는 게 검찰 내부의 평가다.
2002년 김대중 정부의 대표적인 권력형 비리사건인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됐던 김대웅 전 광주고검장이 현직 검사장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법무부는 그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보냈다.
비위에 연루된 고위 검사들을 현업에서 손을 떼게 하는 데 연구위원 인사만 한 카드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뇌물로 받았다’는 등의 의혹을 받은 진경준 검사장은 수사가 시작되자 곧바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검찰 현업에서 배제됐다.
검찰 일각에서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평생 수사만 해온 검사에게는 떠나라는 의미가 크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실상 사퇴를 종용하는 이런 관례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격랑의 모진 회오리를 감내하고 다시 우뚝 선 신임 김 위원장의 차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편 청주에서 태어난 김 위원장은 청주 주성초, 세광중, 신흥고를 나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고검 검사,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민정 제2비서관, 광주고검 차장검사, 인천지검 검사장, 서울남부지검 검사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