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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홍의 시사칼럼] 이제 ‘후진적 思考’서 벗어나자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2023년 신묘년 메시지’
“제2경인고속道 방음터널 화재…불연소재 설치됐었다면…”
“대한민국 소득 3만5천달러…소득 500달러의 마인드 관행 버려야”

입력 2022-12-31 14:21 | 수정 2023-01-31 07:39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서원대학교

# 1. 1968년에 착공하여 1970년에 완공한 청계로 삼일빌딩은 1985년에 여의도에 63빌딩이 세워지기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지금은 아파트도 35층이 예사이고 50층 넘는 아파트도 세워지고 있지만 삼일빌딩은 한국 고층 건물의 산 역사물이다.

그 삼일빌딩이 준공된 지 몇 년 안 되어 중간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잘 복구되었고, 준공 50년을 훌쩍 넘긴 지금도 건재하고 있다. 소화 장비가 부실했던 70년대에, 당시로는 초고층빌딩 화재이었음에도 큰 피해가 없었던 건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방화벽 시설이 잘 설치되어 있어서 불이 위층으로 번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설계자와 시공자가 단순명료한 건축 수칙을 제대로 지켜서 큰 피해를 막은 좋은 사례이다.   

그 후에 일어난 큰 불의 대부분이 방화문과 스프링클러만 제대로 작동되었어도 최소한의 피해로 마무리 될 수 있었을 거라는 뉴스가 수없이 있었다. 현재에도 그러하다. 삼일빌딩 화재는 건물을 지을 때 소화 시설을 제대로 설치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교훈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곳곳에서 여전히 소득 500달러 시대의 후진적 마인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경비 절감을 핑계로 소화 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부실 설비로 땜질하고 넘어가려는 관행이 아직도 만연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단돈 만원을 절약하거나 만원의 사익을 취하려는 자들 때문에 수억 원의 재산을 화재로 허망하게 불태우고 애먼 사람들이 목숨까지 잃었다.

#2. 지난 29일에 발생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 터널 화재 사건으로 5명이 사망하고 42명이 다쳤다. 터널을 지나던 화물 트럭에서 일어난 불이 터널 벽과 천장의 플라스틱에 옮겨 붙으면서 빠르게 번지는 바람에 일어난 대형 화재 사건이다. 만일 방음 터널 덮개가 플라스틱이 아닌 불연소재로 설치되었다면, 만일 스프링클러 같은 기본적인 소화시설이 적소에 설치되어 있었다면 큰 불로 번지기 전에 쉽게 제어할 수도 있었을 게다. 이런 가정에서 앞으로 우리가 어떤 마인드로 우리나라를 만들어갈 것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3. 최근에 일어난 사건만 해도 그러하다. 가까이는 이태원 할로윈 축제 압사 사고부터  지난여름의 물난리로 당한 인명 사고와 수많은 화재 사고, 멀리는 세월호 침몰사고, 삼풍백화점이 붕괴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등등에서 우리 사회는 사고 당시에만 반짝 반성하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후진적 사고가 이어지는 이유이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 터널 화재 사건에 대하여 “정부 관계기관의 안전 불감증에 대하여 반성한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 실행하겠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 이상 비용을 이유로 안이한 방법으로 현상을 유지하는 관성적 태도를 버리겠다.”고 했다. 

필자는 원 국토부장관의 말에서 더 새겨들어야 할 것은 “세상 어디에도 목숨보다 더 값나가는 것은 없다”라는 발언이다. 공직자는 물론이고 저잣거리 장삼이사(張三李四)도 세상을 그런 눈으로 봐야 한다. 자유 민주사회에서는 인명을 제일 중시하고, 사유재산을 보호해야 선진사회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소득 3만5000달러의 경제 선진국이다. 그럼에도 소득 500달러 시대의 마인드로 행하는 관행으로 발생하는 사고 원인 찌꺼기를 내다버려야 한다.  

이제 ‘후진적 사고( 思考)’에서 벗어나자. 충분히 그럴만한 환경과 때가 되었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은 이럴 때 써야 할 문구다. 독자들과 우리 사회에 진정한 송구영신이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우리 모두 2023년부터 제대로 송구영신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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