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서 2명 감전사…주변 전봇대 220V 전력연결 ‘불법사용’ 추정“아버지 쓰러졌다” 소식 듣고 달려간 딸도 감전…“안타까움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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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천군
    충북 옥천군에서 농경지에 드나드는 유해동물을 막기 위해 설치한 전기 울타리에 2명이 감전돼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했다.

    밭에서 아버지가 쓰러져 있다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달려간 딸마저 울타리와 접촉하면서 감전돼 숨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13일 옥천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46분께 옥천군 안내면의 한 밭에서 A 씨(65)와 딸 B 씨(38)가 전기 울타리에 감전되면서 변을 당했다.

    이 사고로 A 씨가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고, B 씨는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을 거뒀다.

    야생동물 퇴치용 전기 울타리는 전류를 흐르게 해 멧돼지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을 퇴치하는 장치로, 행정기관 지원을 받아 설치하는 이 시설은 감전사고 발생 위험이 적다.

    울타리에 흐르는 순간 전압이 12V에 불과해 야생동물이 접촉을 하더라도 깜짝 놀라서 달아날 정도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전기 울타리는 옥천군의 보조가 아닌 A 씨가 개인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태양광 집열판에 연결된 배터리가 아닌 밭 주변 전봇대에서 위법하게 연결한 전기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일반 가정 등에 공급되는 220V 전압에 감전돼 참변을 부른 것으로 군은 판단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규격에 맞는 전기 울타리를 설치했어도 시설을 개조해 전압을 올렸는지, 외부의 전기를 불법으로 이용했는지 등을 명확히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옥천군은 해마다 필요한 농가에 전기 울타리 설치를 위한  보조금을 1곳당 최대 4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조시설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전기 울타리를 설치한 농가 전체를 대상으로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