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박규홍의 시사칼럼] 튼튼한 동아줄 내려서 나라를 살려주소서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

입력 2022-02-28 07:02 | 수정 2022-03-24 00:32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서원대학교

#1. 옛날에 한 어머니가 오누이를 집에 두고 품팔이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호랑이를 만났다. 호랑이는 어머니의 떡과 팔·발·몸을 차례로 먹어 버리고는 어머니로 가장하여 오누이가 있는 집으로 찾아갔다. 오누이는 호랑이의 목소리와 손바닥이 어머니와 다르다고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호랑이는 갖은 꾀를 써서 마침내 방 안으로 들어가자 오누이는 도망하여 우물가 큰 나무 위로 피신했다.

오누이를 쫓아온 호랑이는 처음에는 오빠 말대로 참기름을 바르고 나무에 오르려다 실패했지만 순진하고 어린 누이가 일러 준 대로 도끼로 나무를 찍으며 올라갔다. 호랑이에게 쫓기던 오누이는 하늘에 자기들을 살리시려면 튼튼한 동아줄을 내려 달라고 기원하여 하늘로 올라갔다. 호랑이도 하늘에다 오누이와 같은 기원을 했지만 썩은 동아줄이 내려와 그것을 잡고 올라가다가 떨어져 죽고, 호랑이의 피가 수숫대에 묻어 수수가 붉게 되었다. 하늘에 오른 남매는 해와 달이 되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라는 전래동화이다. 

#2. 대선을 열흘 앞두고 윤석열, 안철수 두 후보의 야권 단일화가 파탄 났다. 윤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안철수 후보는 국민적 정권교체 열망에도 애초부터 자신으로의 단일화가 아닌 야권후보 단일화에 별 관심이 없었던 걸로 보인다. 

보름 전에 안철수 후보가 국민경선으로 야권 단일후보를 결정하자던 제안을 열흘 후에 스스로 거둬들였다. 윤 후보가 표면적으로는 별 무반응이었지만 지난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하여 그동안의 물밑 접촉 진행 과정을 시계열로 소상히 밝혔다. 투표용지 인쇄 직전 날인 27일을 단일화 마지노선으로 기다리며 단일화를 열망했던 국민은 그래서 더 허탈했다.

그동안 윤 후보는 단일화에 성의가 없다거나 높은 지지율에 오만해져서 단일화 의지가 없다는 등의 온갖 비난을 다 받았는데도 별 대꾸를 안 하다가 27일의 긴급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단일화 협상에 노력 해온 사실을 밝히고, 투표 당일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피력했다. 문제는 지지도 여론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호각세를 이루고 있어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게다. 그래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기대가 무너질까도 우려된다.

#3. 뒤돌아보니 안철수 후보는 대선 때마다 후보 등록했고, 대선 때마다 단일화를 시도했었다. 참으로 열심히 대선 후보 단일화에 끼어들었다가 매번 주도권을 빼앗기고 후보를 사퇴한 뒤 화난 듯 해외로 훌쩍 나가버렸다.

안 후보가 그동안 진보좌파 후보와 단일화를 모색했었던 전력으로 보아서 보수우파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는 애초에 이념적으로도 맞지 않았을 수도 있다. 국민적 단일화 열망이 하도 거세니까 윤석열 후보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국민경선 조건을 걸고 단일화 시늉만 했던 게 아닌가 의심도 된다. 아니면 이번에 국민 경선하면 자신의 주장처럼 안일화(안철수로의 단일화)가 실현될 거라는 망상에 빠졌을 수도 있다.

만일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밥상을 걷어차서 이재명 후보가 승리한다면 그는 국민 열망인 정권교체의 걸림돌이 되었다는 멍에를 모두 짊어지게 된다. 시대 요청인 정권교체를 가로막은 안 후보는 나라의 품격에도 맞지 않고 언행도 믿을 수 없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게 만든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단일화 없이도 윤석열 후보의 승리로 결과 난다고 해도 안 후보는 때마다 대선 출마하여 단일화만 시도하다가 철수하는 정치 철새의 이미지를 씻어낼 수 없다. 

#4. 열흘 앞으로 다가온 이번 대선은 좌파 정권연장이냐 정권교체냐로 국운을 가르는 중요한 선거이다. 특히 지난 5년간 좌파 무능 정권이 흩트려 놓은 대내 질서와 대외적 국가 신망을 바로 잡으려면 정상적 사고를 갖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게 일반 국민의 생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를 침략을 보면서 국방, 외교, 경제에 대하여 국가 지도자가 어떤 안목과 자질을 가져야 하는 가를 생각해야 한다. 여당 후보는 “흉악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대신 보일러를 놔드리겠다”라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평화는 확실한 억지력을 통해 유지될 수 있다. 굴종하는 유약한 태도로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얻을 수 없다”라고 했다. 보일러만 놔주다가 힘이 없어 외침받아 나라가 망한다면 인권, 복지, 환경, 교육, 노동, 정치 등에 대한 논쟁도 혜택도 모두 허사가 될 게다.

비록 단일화는 무산되었지만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전래동화에서처럼 빌어보자. 
“하느님 대한민국을 살리시려면 튼튼한 동아줄 같은 지도자가 나오게 해주시고, 망하게 하시려면 썩은 동아줄 같은 지도자가 나오게 해주소서. 대한민국이 튼튼한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서 세계를 비추는 해와 달이 되게 해주소서”라고 소원이라도 빌어보자. 그리고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돈에 휩쓸리지 말고 정신 차려서 대통령 제대로 잘 뽑자.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뉴데일리 경제

대전·충청·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