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통교육계 수장 행사에 교육계‧관련 업체 등 ‘눈 도장’ 불가피 정치인, 편·불법 정치자금 모금·로비 차단 위해 ‘출판기념회 폐지’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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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철 충남도 교육감이 지난 5일 아산 한 카페에서 개최한 출판기념회와 관련해 뒷말이 많다.김 교육감의 출판기념회가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지만 편법적인 정치자금 모금과 로비의 통로가 될 수 있어서 눈총과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충남 보통교육계 수장이 출판기념회를 한다는 데 일선 학교 교장과 교감, 교육청 간부, 건설 및 납품업체 관계자 등이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눈 도장’을 찍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더구나 김 교육감이 출판기념회를 연 날은 전국은 물론 충남지역에 오미크론 변이 영향 등으로 코로나19가 최근 2년여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일선학교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확진자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 속수무책이 상황으로, 신학기 전면 등교조차 불투명하다.김 교육감은 교육계의 코로나 방역 최종 책임자이고 일선 학교 방역대책 수립 등 코로나 확산을 막아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직책이다.그런데도 김 교육감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 3선 출마가 확실시되는 그가 출판기념회(‘마음과 마음이 만나 자리’)를 연 것은 여러모로 부적절했다는 평가다. 김 교육감의 책 출간은 벌써 3번째로 선거를 앞두고 매번 책을 발간한 것을 두고도 뒷담화가 나온다.이날 아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 300명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충남에서 1526명의 확진자가 나온 아주 엄중한 상황인데도 김 교육감은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충남 도내 교육계 인사와 정치인 등이 참석하도록 한 출판기념회는 여러모로 부적절했다.출판기념회장에는 마스크는 착용했지만, 방역수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책 사인을 받기 위해 참석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긴 줄을 선 채 서로 얘기까지 나누는 모습이 여럿, 눈에 띄었다. 참석자들이 김 교육감에게 사인을 받은 후 사진 촬영까지 하는 등 아찔한 상황이 이어졌다. 심지어 어린아이들도 행사장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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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충남 보통교육계 수장은 여느 예비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와는 달라야 한다. 방역수칙은 철저하고도 제대로 지켜야 했다. 연일 역대 최다 확진자가 충남에서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이라면, 김 교육감이 자신의 저서 출간을 알리는 출판기념회를 아예 취소하는 것이 도민들과 교유계에 대한 기본 예의이기 때문이다.그런데도 김 교육감은 이런 엄중한 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고 출판기념회를 무리하게 강행했다. 만약 출판기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한마디로 ‘막무가내’식의 개념 없는 출판기념회를 했다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김 교육감이 연일 최고치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출판기념회를 무리하게 강행한 점에 대해 공식 입장 표명은 물론 도민들에게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김 교육감처럼 지방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는 후원금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정치자금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편법 또는 불법적인 정치자금 모금과 로비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그동안 누누이 거론돼 왔다.2014년 황영철 국회의원(새누리당)이 국회의원 153명의 서명을 받아 ‘정치인 출판기념회 금지법’을 대표 발의했으나 불발됐다. 당시 황 의원이 법안을 발의한 것은 출판기념회의 순기능은 유지하되 편법적인 정치자금 모금 및 로비 창구로 이용되는 역기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무산됐다.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분간 지방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이 터지듯 하겠지만, 해맑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신성한 보통교육의 책임자인 교육감은 달라야 한다. 기성 정치인의 못된 점을 답습하는 행위는 곧 교육계를 골병들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출판기념회는 폐지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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