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광원산업회장 “KAIST서 과학분야 첫 노벨상 수상자 나와야”2012년 미국 80억 상당 부동산·2016년 10억에 이어 세번째…766억23일 약정식…KAIST, ‘이수영 과학교육대단’ 설립
  • ▲ 이수영 광원산업회장이 23일 KAIST에서 676억원 기부 약정식을 갖고 있다. 사진 왼쪽은 신성철 총장.ⓒKAIST
    ▲ 이수영 광원산업회장이 23일 KAIST에서 676억원 기부 약정식을 갖고 있다. 사진 왼쪽은 신성철 총장.ⓒKAIST
    “세상만사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납니다. KAIST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반드시 나와야 합니다.”

    이수영 회장 광원산업 회장(83‧KAIST 발전재단 이사장)이 23일 KAIST 대전 본원 학술문화관에서 열린 기부 약정식을 통해 평생을 일궈 모은 676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출연해 이수영 과학교육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 

    카이스트에 따르면 이수영 과학교육재단의 수익금은 ‘KAIST 싱귤래러티(Singularity) 교수’ 지원을 통한 노벨상 연구 기금으로 사용된다. 

    이 회장의 기부는 2012년 미국의 80억여 원 상당의 부동산과 2016년 또 한 차례에 걸쳐 10억여 원 상당의 미국 부동산을 유증한 것에 이은 세 번째 기부로 총 기부액은 KAIST 개교 이래 최고액인 766억 원을 기록했다.

    2012년 첫 기부를 시작으로 KAIST와 인연을 맺은 이후 이듬해인 2013년부터 현재까지 발전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이 회장은 "오랫동안 가까운 자리에서 지켜본 결과 KAIST는 우리나라 발전은 물론 인류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최고의 대학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ˮ며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석·박사 연구인력의 25%가 KAIST 출신이다. 2019년 314조 원의 매출로 국내 GDP의 16.4%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인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KAIST 덕분ˮ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세상만사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기 때문에 KAIST는 사명감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영재를 키워야 한다. 어느 대학도 해내지 못한 탁월한 성취를 이뤄내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이는 일에 이 기부가 뜻깊게 활용되기를 바란다ˮ며 영재 육성을 강조했다.  

    KAIST는 이 회장의 이번 기부를 바탕으로 설립되는 `이수영 과학교육재단’의 지원을 받아 ‘KAIST 싱귤래러티 교수’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과학 지식의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교수, 인류 난제를 해결하고 독창적인 과학 지식과 이론을 정립할 수 있는 교수를 선발해 지원하고 있다.

    KAIST 싱귤래러티 교수는 미래 과학기술 및 산업 발전을 선도할 혁신기술과 학문적 독창성을 창출할 수 있는 우수 연구 인력을 확보하고 기술적 특이점 도래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간의 연구 수행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KAIST는 이수영 과학교육재단 지원으로 세계 최정상급 과학자 배출을 위한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교내 연구진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싱귤래러티 교수로 선정되면 10년간의 임용기간 동안 연구비를 지원받고, 논문·특허 중심의 연차 실적 평가가 유예되며 임용기간 종료 시 연구 진행 과정 및 특이점 기술 역량 확보 등 평가에 따라 지원 기간을 추가로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쁘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나라를 위하는 뜻을 가진 분들이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이 동참해주기를 바란다ˮ고 기부 소감을 전하며 우리사회의 기부문화의 확산을 기대했다. 

    신성철 총장은 기부 약정식에서 “평생의 피땀으로 일궈낸 재산을 아낌없이 내놓은 이수영 회장님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는 KAIST의 역할과 임무에 대한 사명감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이수영 이사장님의 뜻을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할 것ˮ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경기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63년 서울신문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시작한 이 이사장은 1980년까지 한국경제신문과 서울경제신문 등의 언론사에서 취재 현장을 누볐다. 기자로 재직 당시 1971년에 광원목장을 설립해 축산업을 시작했으며 1988년 부동산 전문기업인 광원산업을 창업해 현재까지 회장을 맡고 있다. 2012년 KAIST 명예박사를 받았고, 2018년에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했다. 

    KAIST에는 이수영 이사장을 포함해 대한민국 1호 한의학박사인 고 류근철 박사(578억 원),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515억 원), 김병호 전 서전농업 회장(350억 원), 고 김영한 여사(340억 원) 등의 기부자들이 KAIST에 고액의 발전기금을 기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