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청주 교원대 강의·21일 대전서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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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상산고등학교의 자율형사립고 취소 사태 파장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 충북 청주 교원대에서 강의를 한 데 이어 21일에도 대전에서 강의를 진행해 ‘의도적인 강의’ 추진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앞서 전북도교육청은 지난 20일 상산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 80점에 미달하는 79.61점으로 기준점에 0.39점 모자라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평가가 확정되면 상산고는 일반고로 전환해 신입생을 모집해야 한다.그러나 김 교육감은 상산고 자사고 취소방침과 관련, 재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격렬한 반발에도 이틀째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20, 21일 청주와 대전에서 강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상산고 3학년 아들을 둔 임 모씨(55‧서울)는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사태는 학생들이 교육받을 선택권을 침해한 것으로 대단히 우려스럽다. 김 교육감이 자사고 취소 사태라는 큰일을 저질러 놓고 학부모들이 교육청에 항의 방문한 시간에 강의를 했다고 하니 경악을 금치 못한다. 강의를 빌미로 의도적으로 도망간 것이 아니냐”며 분개했다.임 씨는 “김 교육감이 익산 남성고에 대해 자사고를 취소했다가 이미 교육받을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법원의 판례를 남긴 사람이 또다시 상산고 자사고 취소 기준점수를 전국 평균(70점)보다 10점을 높여 80점에 0.39점이 모자란다고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려는 저의가 무엇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또 다른 한 학부모는 “전북교육청이 고교 서열화, 대학의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타 교육청보다 자사고 기준 평가 점수를 10점 높여 80점으로 평가한 것은 상산고를 자사고에서 탈락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김 교육감이 앞장서 재학생들의 수업에 막대한 영향과 혼란을 주고 전국의 상산고를 지원하려는 중학생들에게까지 엄청난 혼란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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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계숙 상산고 학부모회 대표는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기준은 엉터리다. 타 시·도는 70점만 맞아도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는데 상산고는 타지역 자사고 보다 월등한 전북교육청이 제시한 80점에서 0.39점 부족한 79.61을 받았는데도 재지정에서 탈락시켜 자사고를 폐지시키려는 저의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을 비난했다.상산고 설립자인 ‘수학의 정석’ 저자 홍 이사장(82)은 21일 자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에서 “상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와 관련, 기가 찰 노릇이다. 교육부까지 교육청의 지정 취소 결정에 동의하면 사법부에 소송을 내겠다”며 행정소송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홍 이사장은 지금까지 상산고에 463억원의 사재를 털어 학교를 운영해왔다.하지만 김 교육감은 상산고 자사고 취소 절차를 밟기로 발표한 20일 교원대에서 전국 교장자격 연수를 받고 있는 300여명의 교원들을 대상으로 ‘헌법과 교육의 가치’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이어 김 교육감은 진보교육단체는 대전교육시민단체연대회의(대표 신현숙) 초청으로 21일 대전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학교자치’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신현숙 대전교육시민단체연대회의 대전학부모연대 대표는 “김 교육감 초청 강의는 교육감으로 재직 중에 교육자치조례를 처음으로 제정했는데 그 의미와 과정 등을 듣고 싶어 한 달 전에 강의를 잡았다”고 전했다.한편 앞으로 강원도교육청이 민족사관학교 등에 대한 자사고 평가 등 자사고 전체 42곳 중 24곳이 올해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어 교육계의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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