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충북판 기류 ‘與 선수교체?’…5, 6회 충주서 지사선거 좌우
  • ▲ 이시종 충북지사가 지난달 8일 충주시를 찾아 도민들과 지역현안을 화두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충북도
    ▲ 이시종 충북지사가 지난달 8일 충주시를 찾아 도민들과 지역현안을 화두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충북도

    충북 제2의 도시에서 터져나온 ‘충주 발(發) 성추행’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6·13 지방선거 충북판에 예사롭지 않은 기류가 감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우건도 충주시장 예비후보를 둘러싼 성추행 논란에 대해 거대표심 가운데 하나인 충북 여성계가 최근 분연히 들고 일어난 점과 3선 도전이 기정사실화 된 이시종 지사가 장고(長考) 끝에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충주에 사실상 첫 수(手)를 놓은 게 아니냐는 관전평이 근거다.

    특히 일각에선 이 지사가 충주에 상륙해 도내 곳곳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충북판이 흔들리고 있는 방증이란 풀이를 내놓는다.

    배경은 이 지사의 최측근인 충북도 조운희 재난안전실장이 지선 출마 공직사퇴 마지노선인 15일 갑자기 명예퇴직을 신청한 직후 조 실장이 논란에 휩싸인 우 예비후보를 대신해 긴급 투입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도는 충주 선거판이다.  

    공직사퇴 최종일에 맞춰 돌연 명퇴 신청서를 낸 것이 결국 출마를 염두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점이 기저에 깔려 있다. 당초 조 실장은 오는 7월 공로연수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조 실장 출마설의 막후에 이 지사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주목된다. 이 지사가 충북의 미투 진원지가 된 텃밭 충주를 사수하기 위해 조 실장을 구원투수로 등판시키는 수를 놓으려 한다는 것이다.

    즉, 민주당 간판으로 3선 도전에 나설 계획인 이 지사 입장에선 우 예비후보가 여성계 등으로부터 ‘십자포화’를 맞는 등 충주에서 민주당 이미지가 갈수록 나빠지는 분위기를 수수방관 만할 수는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측은 손사래를 쳤다. 한 관계자는 “이 지사는 도정에 만 전념하고 있다”며 “조 실장이 본인의 뜻에 의해 명퇴를 한 것이다. 출마 문제 역시 조 실장의 선택에 달린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지사가 조 실장의 거취와 관련해선 손을 놓더라도 충주에는 ‘무한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5, 6회 지선 당시 이 지사가 고향 충주에서 얻은 득표수가 선거판세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2010년 5회 지선 때 이 지사는 충주에서 기록적 몰표(득표율 61.92%)를 받아 당선됐다. 민주당 이 지사의 총 득표수는 34만9913표,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는 31만3646표로 득표차 3만6267표 가운데 무려 2만3963표가 충주표다. 

    2014년 6회 지선 때 이 지사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출마해 불과 득표율 2.07%로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를 상대로 신승(辛勝)했다.

    초박빙의 승부가 난 것 역시 충주표심 때문으로 분석된다. 충주에서 이 지사는 4만5133표에 그친 반면 윤 후보는 4만9606표를 득표했다. 이 지사가 5회 지선 때처럼 충주에서 큰 지지를 못 받아 접전을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미투 열기가 이미 충북판을 흔드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내리 7전7승을 기록해 ‘선거의 달인’으로 불리는 이 지사가 아니냐”며 “이 지사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 지사가 충주를 잡기 위해 막후에서 움직였다면 판 흐름이 여당에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