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중학교 학창시절·학교전경·‘30년 후의 나에게’ 편지 등 담겨
  • ▲ 한편의 예술작품처럼 제작된 충북 괴산군 송면중학교 졸업앨범.ⓒ충북교육청
    ▲ 한편의 예술작품처럼 제작된 충북 괴산군 송면중학교 졸업앨범.ⓒ충북교육청

    “엄마, 내 사진 좀 봐, 멋있지, 와! 연예인처럼 나왔다.”

    예술작품이면서 자서전 같은 졸업앨범을 받아 본 충북 괴산군 송면중학교 학생과 학부모의 대화다.

    이 앨범의 겉표지에는 ‘2017 제44회 김태희(가명)의 졸업앨범’이라고 적혀있다. 표지사진도 학생의 사진이 실려 있어 맞춤형 개인앨범이다. 어찌보면 사진으로 만든 청춘 자서전인 셈이다.

    앨범의 첫 장을 넘기면 학사모를 쓰고 학사복을 입은 한 학생 나온다. 이어서 꽃밭, 나무 사이 등을 배경으로 이 학생의 사진이 나온다.

    총 106면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학생 개인 사진 50면, 산골중학교 학창시절을 담은 교육활동 사진 50면, 학교전경과 교직원 사진 6면으로 만들어 졌다.

    이 많은 사진은 대부분 사진동아리를 지도하는 이상기 교사가 촬영했고 일부분은 학생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앨범 중간에는 ‘30년 후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도 담겼다. 각자가 자신에게 쓴 편지에는 미래의 나를 걱정하는 생각,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 격려메시지 등 다양한 글이 담겼다.

    이 앨범은 송면중 학생 사진동아리 ‘세상바라보기’를 지도하는 이상기 교사가 산골중학교에서 학창생활을 마치고 졸업하는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하고 싶어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냈고 교직원과 학생들이 이에 흔쾌히 동의하면서 이뤄졌다.

    이상기 교사는 20여 일간 구슬땀을 흘리며 편집했고 이 학교 제14회 동문회가 송면중의 교육열정에 감동해 200만원을 기탁하면서 예술 같은 졸업앨범을 무상으로 제공하게 됐다.

    10일 열린 ‘제44회 졸업식’에서 이 앨범이 9명의 졸업생에게 전달됐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앨범으로 평생 간직할 생각”이라며 학교와 동문회에 감사를 표했다.

    이상기 교사의 ‘세상바라보기’ 사진동아리는 어르신 영정사진과 마을 사진을 담는 활동으로 적극 참여하면서 사진을 모아 전시회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김상열 교장은 “학생 수가 적어 단체사진 한 장으로 졸업앨범을 대신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렇게 값진 앨범이 나와 정말 좋다”며 “앨범이 나오도록 애써준 이상기 교사와 교직원, 학생, 학부모, 동문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