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반 전 총장 대선 불출마 선언…충북 충주·음성 고향 표정
  •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기자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한 후보로 부각됐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고향인 충북 충주‧음성에서는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지율이 떨어지기는 했어도 끝까지 대선출마를 강행할 것으로 알았지만, 설 명절이 끝나자마자 반 전 총장의 갑작스러운 불출마선언에 상당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충주)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선언에 너무 놀랍고 안타깝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반 전 총장의 불출마 배경은 현실적인 정치 적응을 못했고 매집도 약했다. 현실 정치판은 냉혹하다. 전쟁으로 말하면 상대방이 죽어야 내가 살고 빈틈을 조금만 보여도 물고 늘어진다”며 냉혹한 정치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을 크게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이 대선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한 데다 준변에서도 준비가 미흡한 것 등이 여론조사결과로 나타났고 유엔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쌓아왔던 명예가 훼손되면서 불출마하게 된 배경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반 전 총장의 충주고 후배로 막역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언구 충북도의원은 전화통화에서 “반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치 못했다”면서 “상당히 충격적이고 한편으론 허탈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1일 사전에 약속을 하고 반 전 총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 올라갔다가 뉴스를 통해 불출마 사실을 알았다. 나중에 만나봐야 보다 정확한 불출마 배경을 알 수 있겠지만, 적잖이 실망했다”면서 “사전에 불출마를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설 명절 때 음성에서 반 전 총장을 만나 대선 출마와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당시 반 전 총장으로부터 ‘불출마 조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특히 내일 오후 국회의원 14~15명이 탈당을 결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반 전 총장의 불출마에 대해 크게 아쉬워했다.

    반 전 총장의 모교인 충주고와 충주고동문회도 갑작스런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상당히 놀라는 분위기다. 충주고 총동문회 권오만 회장은 아예 전화기를 꺼놓고 있었으며 충주고 안병헌 교장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사실을 전혀 몰랐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불출마와 관련해 어떤 코멘트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론관을 떠나고 있다. ⓒ정상윤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론관을 떠나고 있다. ⓒ정상윤기자


    반 전 총장과 원난면 고향이 같은 성의모씨는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서 상당히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반 전 총장의 일련의 발언 등을 종합해 볼 때 불출마 선언하기를 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반 씨 종친회 내부에서도 한국 정치판에 출마해 왜 욕을 먹느냐. 정치를 하지 않으면 존경을 받을 것이라면서 반대를 했다”고 전하고 “특히 귀국 후 20여일 동안 반 전 총장의 발언과 행동에서 많이 실망했고 강력한 메시지도 부족했다. 10년씩 외국에서 있다가 국내에 들어오는 바람에 현실감각이 너무 없었다”고 덧붙였다.

    반씨종친회 총무를 맡고 있는 반선환 씨는 “반 전 총장이 공식출마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종중에서는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한 분이 혹시라도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선출마와 관련해 상당히 조심스러운 마음이었다”면서 “한편으론 나라를 위해 큰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반 전 총장의 전격적인 불출마선언으로 상당히 당혹스럽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권석창 의원(제천)도 뉴데일리와 전화를 통해 “당혹스럽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며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반 전 총장은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한 뒤 마포 사무실에 들려 “여러분을 너무 실망시켜 드려 너무 미안한 마음이고 오늘 새벽에 일어나 곰곰이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발표문을 만들었다”면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면서 여러분과 미리 상의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캠프 관계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주도해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며 귀국 20일만에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