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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대선’을 앞둔 충북지역의 설 차례상의 화두는 온통 반기문에 쏠려 있었다.
28일 설 차례와 세배를 마친 충북 괴산의 한 가정은 대전과 청주, 충주 등지에서 각기 모인 가족들이 유력한 대선후보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나름대로의 평가와 분석으로 열띤 토론의 장을 이뤘다.
괴산에 거주하는 집안의 어른은 “세계에서 큰 일 하고 온 사람이 일 잘할 것”이라는 한마디로 ‘반기문 인물론’에 깊은 신뢰감을 나타냈다.
대전에 거주하는 60대 아들은 “지금 지지율이 너무 오르지 않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지금까지의 행보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음을 드러냈다.
청주의 50대 아들은 “반 전 총장이 누구와 어떻게 손을 잡느냐가 관심”이라며 “이번 설에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판세가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충주가 고향인 며느리는 “고향이라 그런지 지역에서 인기가 좋다”며 “중장년층이 골고루 응원하는 것 같다”고 반 전 총장의 고향 민심을 대변 했다.
20대 대학생 아들은 “친구들은 아직도 반반 보고 있다”며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우리나라 정치구조상 튼튼한 조직을 갖추지 않으면 선거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반 전 총장이 어떤 형태의 조직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날카롭게 지적했다.
TV와 신문, SNS 등 다양한 미디어의 발달로 과거 일방적이고 선동적이었던 여론의 흐름이 이제는 다양한 경로 통해 여러 방면으로 전달된다. 정보를 얻는 게 힘인 시대에서 정보를 제대로 분석하는 게 힘인 세상이다.
차례상에 마주 앉은 여러 지역의 다양한 연령층의 ‘대선’ 이야기만 봐도 과거 진보와 보수, 극명한 여당과 야당의 대결양상에서 지금은 다양한 의견을 서로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로 변해가고 있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로 반 전 총장의 고민이 커 보이지만 고향의 민심은 대체로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에 거주하는 반 전 총장의 한 친척은 “집안 입장에서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기가 곤란하다. 괜한 이야기로 가십거리가 되는 것 보다 지금은 가만히 있어주는게 오히려 도움이 될듯하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한편 10년 만에 설 명절을 고향에서 보낸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고향인 음성의 선친 묘소에 차례를 올리고 모친이 계신 충주에서 들렀다가 서울 자택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