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역점으로 추진 중인 ‘행복교육지구’ 사업이 충북도의회 여야 간 갈등에 발목이 잡힌 가운데 사업 타당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각계에서 형성되고 있다.
18일 충북을 방문한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사업이 점진적으로 확산되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힘을 실어줬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9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도의회 예결위는 명분 없는 예산 삭감을 중단하고 행복지구단위 사업 예산을 전액 부활시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양희 도의장은 의정농단,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한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조상 충북교육발전소장은 “정치는 개인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위해 해야 한다”며 “교육과 시민을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을 정파적 입장에서 삭감하는 것은 그릇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가 ‘의회민주주의 파괴’라고 주장하는데는 도의회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교육위원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16일 의원총회를 열고 ‘행복교육지구’ 사업예산 전액 삭감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비롯됐다.
17일 열린 교육위에서는 이에 반발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으며 새누리당 의원들은 급기야 “당론이 아니며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발뺌하기까지 했다.
더구나 한 새누리당 의원이 “언론의 오보”라며 책임을 떠넘기려해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도의회 교육위는 결국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며 하루를 보내고 ‘절반만 삭감’ 이라는 절충수를 썼으며 공을 예결위원회로 떠넘겼다.
행복교육지구 대상 7개 시군 중에서 올해 예산에 자치단체 부담금을 편성한 충주·옥천·진천·음성 4개 시군 예산 8억원만 통과시키며 7억8100만원을 삭감했다.
당장 3월부터 교육을 시행해야하는 도교육청은 난감한 상태다.
기획관실 관계자는 “교육만 먼저 생각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업인데 안타깝다”며 “예결위가 남아 있으므로 진심을 담아 사업 설명을 하며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행복교육지구 사업은 도교육청과 지자체가 각각 2억원씩 투자해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로 지역의 교육 정주여건과 교육력을 높이자는 취지의 사업이다.
그러나 지난해 교육위에서 통과한 예산을 이례적으로 예결위에서 삭감하며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렸고 도교육청은 지적사항을 수정해 1회 추경에 편성했으나 새누리당 도의원들이 ‘당론’으로 막아서며 지역의 이슈화 됐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본예산에서 삭감된 지 얼마 되지않아 곧바로 추경에 편성하는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예산 삭감 이유를 밝혔지만 이는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처사로 보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3월 새 학기에 시작하는 교육과정 계획을 1~2월에 세운다”며 “그런 이유에서 1월 추경에 편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승인권을 손에 쥔 도의회의 여야 간 정쟁에 도교육청의 역점사업이 좌절될지 두고 볼 일이다.
시민단체는 “오는 23일 도의회 예결위가 열리는 자리에서 예산 통과를 촉구하는 피켓팅과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며 “끝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