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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경제자유구역청 김용국 본부장잉 7일 충북도청에서 이란 투자유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김종혁 기자
‘이란 투자 물건너가나?’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핵심사업 중의 하나인 2조원대의 이란기업 투자 유치가 올해 12월 31일까지를 최종 시한으로 못박고 사업추진 여부를 최종 결론짓기로 했다.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해 4월 이란으로부터의 투자 유치를 발표한 이후 아직까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처지에서 ‘불확실한 사업’ 이라는 오명을 쓰고 안팎으로 시달려 왔다.
급기야 올해는 청주공항 항공정비사업(MRO)이 좌초 위기를 맞으며 이 지사가 추진하는 초대형 사업들이 연속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정치적 ‘위기감’까지 나돌고 있는 상태다.
충북경자청 김용국 본부장은 7일 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올해 말까지 이란에서 투자 유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 전반에 걸쳐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이란으로부터 계속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이번에는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 했으며 지난 3일 이란 측에서 투자를 약속하는 서한문을 보내왔다”고 덧붙였다.
앞서 충북경자청은 지난달 23일 이란에 방문단을 보내 사업 의사를 타진했으며 “투자 하겠다”는 의향의 서한문을 들고 오며 사업의 신뢰성을 높였다는 주장이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그동안 투자 대상이 이란기업 투바(TOOBA) 한 곳에서 국립연구기관인 ABRⅡ, 투바, 테헤란대학교 등 컨소시엄과 새롭게 투자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김 본부장은 “개인 영리 기업인 투바에서 국립연구기관이 포함된 컨소시엄과 새로운 투자체계를 확대했다”며 “이는 신뢰성 면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의 최소 투자 금액 약 100만달러(약 12억원)가 국내 송금되면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라며 “이 금액은 국내법인 설립과 연구소 설립을 위한 최소의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인과 연구소 설립 후 연구 결과물에 따라 향후 10년간 2조원이 투자되는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이 사업에 대해 어떤 형태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충북도민들에게 기대감만 잔뜩 부풀렸던 ‘이란머니 2조원’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비등하다.
올해 말 최소금액이 송금되고 법인과 연구소가 설립돼도 그 결과물에 따라 다시 투자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란으로부터의 송금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경자청 관계자는 “이란이 경제 제재 조치가 완화되긴 했지만, 미국 측이 ‘자본거래’ 만큼은 무기 매매 등의 이유를 들어 단단히 세심하게 제재하고 있다”며 “하지만 유럽 은행을 거쳐 국내 송금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떠나버려 좌초위기에 빠진 청주공항MRO 사업처럼 이란이 돈 줄때만 기다리다가 세월만 가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온다.
충북경자청이 그동안 “곧 될것이다”라는 주장만 계속해오며 이번에는 서한문을 받아놓고 공신력을 앞세운 반면 이란 기업에 분양하려던 부지를 원하던 기업이 있어 먼저 분양한다는 대목에서는 ‘발빼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사업의 실패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특히 투자 유치의 경우 상대방의 자금이 들어와야 사업이 시작되므로 도의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손해 볼 게 없다는 주장이지만, 그동안 들인 인력과 시간 또한 분명한 도의 투자금이다. 이시종 지사도 바쁜일정을 쪼개 이란을 방문하기도 했다
‘2조원의 이란 머니’, ‘청주공항MRO’ 등 초대형 사업의 투자 유치에는 분명히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만큼 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서는 그 분야의 전문가와 그 전문가를 뒷받침해 줄 집행부의 큰 힘이 필요하다.
불과 한 달여 남은 시간 동안 이란의 송금이 이뤄져 그동안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