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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직원들에게 발송한 메일에서 청주공항 항공정비사업(MRO) 등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도정에 대한 고심을 털어놓은 사실이 알려지며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충북도의회 여·야의 반응이 엇갈리게 나왔다.
이 지사는 1일 “최근 한꺼번에 도정에 관한 지적들이 쏟아지면서 도는 사면초가에, 나는 최대위기”라며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더니 그동안 키워온 많은 가지로 인해 도정에 바람을 맞은 양상”이라고 최근의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청주공항MRO는 부지여건 등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며 부분적인 잘못을 인정했다.
이 소식을 들은 도의회 새누리당 박한범 원내대표는 “이 지사가 그동안 실패위기를 맞은 여러 사안마다 변명으로만 일관하다가 잘못을 인정한 것은 환영한다”며 “행정감사에 성실히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청주공항MRO만 해도 경자청이 자료를 숨기게 놔둘 것이 아니고 적극 협조해서 잘잘못을 따져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며 “여야를 떠나 의회 본연의 임무인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차원의 활동을 서로 존중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연철흠 원내대표는 “이 지사가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일상적인 업무”라며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김양희 의장은 자기의 잘못을 사과하는 것이 뭐가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며 “원활한 의회 운영을 위해 진정한 사과가 없는 한 의장불신임안 건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의회는 오는 8일부터 도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 들어간다. 이어 내년도 살림 규모를 결정하는 예산철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개원한 후반기 의회는 새누리당이 의장선출과정에서 양분된 채 아직 봉합을 못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김양희 의장 불신임안을 세 차례에 걸쳐 의회사무처에 제출하는 등 극명한 삼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제대로 행정사무감사에 임하겠냐는 질문에는 양당 대표 모두 “의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말했지만 당적을 보유한 선출직인 이들의 정치적 대립이 해소되지 않는 한 사안별 반목과 충돌이 예상된다.
그 중심에 집행부를 대표하는 더민주 당적의 이시종 지사가 있다.
이 지사는 그동안 청주공항MRO사업, 2조원대의 이란 투자유치, 서울~세종 고속도로, 무예마스터십 등의 굵직한 사업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지 못하며 도의회는 물론 도민들로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지사 스스로 “나는 최대 위기”라고까지 표현하며 기존의 강한 추진력에 걸맞지 않게 스스로 몸을 낮췄으며 다음 선거를 앞두고 먹구름이 가득한 형국이다.
여기에 정치적으로 여야가 포진된 도의회 내에서 새누리는 내분이 봉합되지 않았지만 이 지사와 더민주를 향한 공세를 펼치기에 이 보다 더 좋은 때가 없는 만큼 호기를 맞았고 더민주는 김양희 의장 불신임안이라는 카드로 강경히 맞서고 있다.
더구나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 사태’를 맞아 온 나라가 휘청이고 있는 때에 이 지사는 어려운 도정을 이끌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어 강하게 대립하고 있는 도의회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일 테다. 그러나 가장 힘든 사람은 이들을 바라보는 도민들이다.